일부 보수단체가 연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 문 전 대통령 측이 이들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세상에 어느 자식이 부모님에 대해 욕설하는 걸 버젓이 듣기만 하고 참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혜씨는 문 전 대통령측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보수단체를 고소하겠다고 밝힌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회 동영상을 올린 뒤 "이를 언급하고 고소하면 더 후원받으니 더 좋아하고 그들을 배불려주는 것이니 참으란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다혜씨는 "쌍욕하고 소리 지르고 고성방가와 욕의 수위가 세면 더 좋다고 슈퍼챗을 날린다고 한다"면서 "이들 모두 공범"이라고도 했다.
다혜씨는 또한 본인이 해당 트위터 계정을 만든 이유를 두고는 "나의 아버지를 너무 사랑해서"라며 "게다가 여전히 더 큰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아울러 다혜씨는 "아주 개인적이고 순수한 의도"라고 강조한 뒤 "난 개딸(이) 뭔지 모른다. 정치적 의도 X. 이제 공인 아님. 기사화 제발 X. 부모님과 무관한 개인 계정"이라고 소개하는 말을 적었다.
앞서 다혜씨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처음으로 올린 게시물로 양산 사저를 배경으로 한 문 전 대통령 사진을 3장 공개한 뒤 "다시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돌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후 다혜씨는 일부 보수단체의 사저 앞 시위와 관련, "집안에 갇힌 생쥐꼴"이라며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트"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혜씨는 "확인하고 싶었다.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 나설 명분이 있는 사람이 자식 외에는 없을 것 같았다"며 "구치소라도 함께 들어가면 그 사이라도 조용하겠지라는 심정으로 가열차게 내려왔는데 현실은 참담과 무력, 수적으로 열세"라고 했다.
다혜씨는 이어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며 "부모님은 내가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트위터 글은 삭제된 상태다.
한편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며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공개한 영상 4개에는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며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하는 보수 유튜버나 1인 시위자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은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고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면서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달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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