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료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매장과 온라인몰 간의 제품 가격 차가 심해 “무료 배송의 의미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속출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의 일부 지역에서 ‘얼리 모닝 딜리버리’라는 이름의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오후 5시 전까지 5만 원 이상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무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PB 브랜드인 커클랜드를 비롯해 충성도 높은 제품을 다수 판매하는 코스트코인 만큼 많은 고객이 큰 관심을 보였으나 서비스 초기부터 제품 가격을 둘러싼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것은 동일 제품의 매장과 온라인몰 가격 차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 몰을 함께 운영하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대형 마트들도 온라인몰의 일부 제품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가져가긴 하지만, 대부분 그 차이는 몇 백 원에서 1000원 사이다. 그러나 코스트코의 경우 가격 차가 2000원 이상 벌어지는 제품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기준 코스트코의 주요 품목의 온·오프라인 가격을 비교한 결과 B사의 미국산 모짜렐라 슬라이스 치즈는 온·오프라인 가격 차가 2300원, 또 다른 B사의 이탈리아 바질페스토 소스는 2500원 차이가 났다. A사의 슬라이스 치즈는 매장 가격이 온라인 대비 1000원 쌌으나 여기에 할인 행사(3000원 할인)가 더해져 4000원까지 차이를 보였다. N사의 2kg짜리 통 하몽의 경우 매장 6만 9900원, 온라인 7만 5900원이었다. 무료 배송 최소 금액인 5만 원을 채우기 위해 제품을 사면 살수록 ‘숨은 가격’이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말만 무료배송일 뿐 제품 가격에 배송료를 다 전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새벽 배송 가능 품목은 40여 개에 불과하다. 여기에 코스트코 고객들은 이미 회원 가입을 통해 별도의 연회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온·오프라인의 심한 가격 차를 개선하거나 이를 상쇄할 온라인 구매 요인을 제시하지 않는 한 지금의 ‘숨은 비용’이 서비스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근무 체계와 물류·인건비 등 비용 면에서 오프라인은 물론, 일반 온라인 배송과도 다른 영역”이라며 “이를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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