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는 9일 ‘테라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 안정성 점검’ 리포트를 발간하고 “모든 스테이블코인의 관건은 각각의 페깅(가격 고정) 유지 메커니즘이 유사시에도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연구원은 이번 리포트를 통해 “테라USD(UST) 디페깅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의 양적 성장에 비해 수요처가 한정적이거나 알고리즘 작동이 급격한 대량 자금 이탈 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내·외부적 충격이 악순환 고리를 유발할 수 있단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UST는 자체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앵커프로토콜 예치 서비스 등 사용자에 편익을 제공하는 식으로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페깅 유지 메커니즘이 무너지면서 지난달 가격이 폭락했다.
이에 정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세 가지 목표인 가격 안정성, 자본 효율성, 탈중앙성은 서로 상충해 동시에 달성될 수 없다는 개념인 ‘스테이블코인 트릴레마’를 소개하며 “셋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테라 사태를 계기로 가격 안정성에 대한 가치가 보다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이어 “테라 사태의 교훈을 참고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판단할 때 네 가지 기준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깅 유지 원리가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한지, 자산 담보형일 경우 자산의 담보비율과 건전성이 어떠한지, 스테이블코인이 충분한 활용도를 가지고 있어 특정 용도에만 집중돼 있지 않은지, 안정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이다.
정 연구원은 “오랜 시간 시장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검증된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USDT와 USDC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고 할 수 있다”며 “아직 개선점이 필요하지만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중에서는 DAI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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