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2만 2000달러 대로 내려앉으며 빚을 내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주가가 하루 만에 25% 폭락했다. 1분기 만에 1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 손실을 본 것은 물론 비트코인 시세의 추가 하락 시 마진콜에 직면하리라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 거래일 대비 25.18% 내린 15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70% 넘게 내려앉았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마이크 세일러 최고경영자(CEO)의 주도 아래 비트코인을 집중 매수했다.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겠다는 명목으로 현금 대신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고 코인 매수를 위해 암호화폐 은행인 실버게이트로부터 2억 500만 달러를 대출받기도 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12만 9218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1분기 기준 비트코인 1개당 평균 매수 단가는 3만 700달러다. 비트코인 시세가 2만 2000달러까지 내려앉은 점을 고려할 때 투자 손실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회사는 은행의 마진콜 위험에도 직면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트코인이 2만 1000달러로 하락할 경우 마진콜에 직면하게 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마진콜은 투자 원금에 손실이 난 경우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라는 대출 기관의 요구를 의미하며 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 즉 코인의 강제 처분이 이뤄진다.
한편 비트코인은 14일 오전 한때 2만 2000달러가 붕괴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2만 3000달러 선을 웃돌기도 하는 등 소폭 반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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