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굳게 닫혔던 비행길이 열리면서 여행을 가기 위해 뒤늦게 백신을 접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달 8일부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국내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까지 해제했으나 다수의 해외 국가는 여전히 입국시 백신 미접종자 격리하는 등 방역조치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해외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유랑’, ‘태사랑’ 등 온라인 카페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다가 여행을 가기 위해 뒤늦게 백신을 접종했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A씨는 “미접종자였는데 7월 말 유럽을 가려고 1차 접종을 완료했고 3주 뒤 2차 접종을 한다”고 전했다.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힌 누리꾼 B씨도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로 지난 3월 코로나에 확진됐다가 완치됐다”면서 “여행을 가고 싶은데 해외 입국시 자가격리가 곤란해 그냥 백신을 맞아야하나 싶다”고 적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정보에 따르면 캐나다, 뉴질랜드 등 다수 국가가 백신 미접종자의 비필수적 목적 입국을 금지하거나 비행기 탑승을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등 국가는 미접종자의 경우에도 입국시 검사나 자가격리 조치는 없지만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1차 혹은 2차 접종까지만 완료한 상태로 여행을 계획하며 뒤늦은 추가 접종을 고민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여행을 계획 중인 한 모(30)씨는 “지난해 2차 접종을 완료한 뒤 270일이 지났고 올해 4월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돼 3차 접종은 하지 않았다”면서 “프랑스 입국시 음성확인서를 내면 된다고는 하지만 불안해서 마음 편히 3차 접종을 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누리꾼 C씨도 “1차 접종만 완료한 상태였으나 입국하는 국가에서 귀국 후 일주일 간 격리해야 하는 방역지침이 있어 부랴부랴 2차 접종을 했다”는 후기를 전했다.
휴가철 해외여행을 계획하며 뒤늦은 백신 접종을 고민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는 엔데믹으로 국가간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방역 조치가 유지되는 이유가 크다. 국가별 현지 입국 조건 자체는 완화됐어도 △백신접종완료증명서 △음성확인서 △회복증명서 등 코로나19 증명서 제출이 의무인 경우가 많다. 여행 일정을 미리 잡아놓은 뒤 코로나19에 걸려 출발을 하지 못하게 되거나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에 대한 불안도 늦은 백신 접종을 택하는 이유다.
해외 여행 등 휴가를 이유로 뒤늦은 백신 접종 사례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차 접종을 완료한 뒤 코로나19 확진됐다는 대학생 이 모(25)씨는 “백신이 나온 지는 한참이 지났는데 여태껏 맞지 않다가 여행을 목적으로 접종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기저질환이 있어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안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얄밉다”, “자신의 선택이긴 하지만 그동안 접종하지 않고 있다가 여행가려고 맞는다니 어이가 없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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