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당 윤리위가 징계 결정을 미룬 것과 관련, “기우제식 징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성 상납이 있었던 것이 인정돼야 증거인멸이 가능하고 그래야 증거인멸 교사가 가능하다”며 “그럼에도 저에 대한 증거인멸교사(심의)가 먼저 개시됐다.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인지 뭔지(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리위 결과를 기다리며 밤늦게까지 국회에 머문 것을 두곤 “언제든지 (소명을 들으려면) 저를 불러라. 실제로 윤리위에 그런 요청을 했다”라며 “(윤리위에서)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하니 의아했다. 제가 출석요청 거절 당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리위가 심의를 미룬 것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결과든 뭐든 간에 윤리위가 자체 조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제 입장에서는 ‘기우제식 징계’인가. (뭔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건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윤리위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김철근 실장이) 경찰 조사를 받은 게 한 달이 넘었다. 혐의점이 나왔으면 김 실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 저를 불렀을 것”이라며 “경찰도 전혀 그렇게 진행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금 윤리위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특정 유튜브 채널을 두고 “제가 (성상납을 했다고 주장하는) 장 모 이사한테 (먼저) 연락을 했다고 하는데, (장 모 이사가) 저한테 연락을 했다. 핸드폰 보여드릴 수 있다”라며 “장 모 이사가 ‘방송 내용이 다 허위인데 너무 억울하다. 해명해야 한다’며 먼저 연락이 왔다. 그때는 선거 기간이었다. 한 번 들어는 봐야겠는데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황이고 가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해서 저를 돕는 일을 하는 김철근 실장에게 ‘무슨 얘긴지 좀 들어는 보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걸 설명하면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슈화가 되니까 대응을 안 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당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잘 모르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핵심 인사들의 분화를 언급하며 “18대 국회가 구성되고 이재오 고문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정두언 전 의원이 맞붙어 싸우면서 정권이 망했다. 지금 이재오·이상득·정두언 역할이 누구냐 하면 이름을 댈 수 있을 정도로 지금 분화가 심각하다”면서 “당 대표로서 걱정이 많다. 이 분들이 정권 내 행보나 마지막이 어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에 대해 직접 듣지는 않았다”면서도 “이 분들(윤핵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간접적인 어떤 당 운영에 대한 생각,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이 분들이 (대통령의 의중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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