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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원숭이두창’ 공포…백신 말고 예방법 없나요[코로나TMI]

■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시형 교수 도움말

주로 얼굴에서 발진 시작…팔다리·손발로 확산

직·간접적 접촉 주의…고열 후 피부발진 있으면 신속히 내원해야

/연합뉴스




원숭이 두창 감염 사례가 3200건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 두창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할지 여부를 놓고 긴급 회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비말 등이 주된 감염경로인 코로나19와 달리 밀접 접촉을 통해서만 전파되기 때문에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지만, 잠복기가 최장 21일에 달하기 때문에 무증상인 채로 국내에 들어온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휩쓸고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때 아닌 원숭이 두창 확산세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원숭이 두창은 치명률이 높지 않으며 적절한 치료로 잘 회복되고 있다”며 "지나친 공포심 조성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행의 감염경로가 아직 정확히 파악되고 있진 않으나, 일반적으로는 피부나 점막 접촉에 의해 감염 전파가 이뤄질 수 있으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이시형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원숭이 두창에 관한 궁금증을 Q&A 형태로 풀어봤다.

◇ 아프리카 풍토병이라던 ‘원숭이 두창’ 왜 갑자기 유행하나


원숭이 두창이란 원숭이 두창바이러스(Monkeypox virus)에 감염되어 발생되는 감염성 질환을 의미한다. 1970년 처음 보고된 이후 주로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유행하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 풍토병 지역을 벗어나 유행하면서 전 세계 의료계가 관심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되기 이전의 치명률은 3~6%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수개월간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 가운데 아직까지 사망이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의료 환경에 따라 치명률에 많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 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감염된 동물과 사람 간에 전염이 될 수 있다. 동물에서의 감염은 주로 쥐, 다람쥐와 같은 설치류와 원숭이에서 확인됐다.

감염경로는 주로 접촉에 의해 이뤄진다. 감염된 동물 및 사람의 체액·혈액·피부·점막과 직접 접촉하거나 감염자의 체액·혈액 등이 묻은 물건·의복·침구류 등과 간접적으로 접촉함으로써 전파된다. 주요 전파경로는 아니지만 비말이나 에어로졸 등을 통해서도 드물게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

◇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라던데…어떤 증상 유의해야 할까?


원숭이 두창에 감염되면 평균 1~2주(5~21일 사이) 정도의 잠복기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잠복기를 지나면 고열, 두통, 근육통, 요통, 피로감, 림프절종대,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1~3일 후 발진이 시작된다.

발진은 얼굴에서 시작해 몸통, 사지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각각의 발진은 반점, 구진, 수포, 농포, 딱지의 순서로 변하는 과정을 거친다. 환자의 약 95%가 얼굴에, 75%는 손·발바닥에 발진이 생긴다. 얼굴과 손·발바닥이 몸통에 비해 발진이 심한 편이고 구강점막, 외음부, 결막, 각막에도 발생할 수 있다.

국제학술지(The Lancet Infectious Disease)에 소개된 원숭이 두창의 주요 증상.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이러한 증상은 2~4주 정도 지속되다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는데, 일부에서는 중증 감염이 있을 수 있다.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증적 치료가 이뤄진다. 중증 감염인 경우 두창(천연두)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나 면역글로불린을 통한 치료를 시도한다. 특히 소아나 면역저하자 등에서 중증 감염 확률이 높은데 폐렴, 뇌병증, 패혈증 등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원숭이 두창’ 감염 증상, 수두랑 비슷하다던데?


원숭이 두창과 수두의 피부병변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하다. 두 질환 모두 발열 두통, 근육통, 요통, 권태감 등의 전구증상이 나타나고 2~3일 후에 발진이 시작된다. 원숭이 두창은 얼굴에서, 수두는 얼굴과 몸통에서 발진이 시작한다는 점, 개개의 발진이 반점으로 시작해 수포, 농포, 딱지 순서로 변한다는 점이 특히 유사하므로 두 질환을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숭이두창과 수두의 비교.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 첫 번째 특징은 림프절 비대다. 원숭이 두창에서는 림프절 비대가 특징적으로 잘 관찰되나 수두에서는 흔하지 않다. 손·발바닥의 피부 병변이 원숭이 두창에서는 약 75%의 환자에서 관찰될 정도로 흔하나 수두에서는 흔하지 않다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수두 환자의 증상.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동일 부위일 경우 원숭이 두창은 ‘반점→수포→농포→딱지’ 순서로 변하는 피부 병변의 변화가 비슷하게 일어나 유사한 모양의 병변을 보이지만, 수두에서는 병변의 변화 시점이 서로 달라 다양한 양상의 병변이 관찰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 피부발진·수포가 발생했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열을 동반한 전구증상이 선행된 후에 생긴 피부발진 △1~3일 후 얼굴에서 반점 양상의 발진 시작 △발진이 수포 형태로 변하고 팔·다리로 확산

위와 같은 양상이 보일 경우에는 신속하게 전문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때 다른 사람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접촉한 물건 등을 타인이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 백신 맞지 않고 ‘원숭이 두창’ 감염 예방하려면?


현재로선 원숭이 두창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부득이하게 방문할 경우 타인의 혈액, 체액, 피부 등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물건 등에 접촉했을 때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손을 비누와 물로 씻거나 알코올 소독제를 이용해 자주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설치류나 원숭이 등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비말 등을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마스크와 같은 개인보호구를 사용하는 것도 추천되는 방법이다.

피부과 이시형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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