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증가세가 지속되자 여름 휴가철을 맞은 시민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거리두기 재개로 인해 휴가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 9327명 증가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934만 67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주 월요일(7만 3582명) 대비 2만 5745명 늘었다.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주간 추세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주 전인 19일(7만 3582명)과 비교해 2만 5745명 증가했으며 2주 전인 12일(3만 7360명) 대비 6만 1967명 늘었다. 특히 주말에 검사 수가 감소하는 ‘요일효과’가 끝나자 확진자 수는 전날(3만 5883명) 대비 3배 가량 늘기도 했다.
임숙영 방대본 총괄단장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더블링 현상은 둔화돼 지난주 대비 확진자 수가 1.34배 증가했다”면서 “그럼에도 감염재생산지수는 여전히 1이상이기 때문에 증가세는 2~3주 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이 8월 중순께 일 평균 28~3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당초 예측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자 휴가철을 맞은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직장인 이 모(32) 씨는 “확진자 수가 10만 명 가까이 되니 거리두기가 다시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휴가 때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도 갈 계획인데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계획중인 표 모(28) 씨는 “이번에 입국 후 1일차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해야 되는 것으로 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돼 입국 후 자가격리 등이 생기면 휴가 계획에 차질이 간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 대해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해외입국자 격리 등의 조치 시행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화 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은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백 청장은 “오미크론 우세종 전환 이후 유행 상황에서는 확진자 발생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전반적인 유행 양상은 세부적인 거리두기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청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차 시행하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유행 규모는 방역의료대응체계 내에서는 감내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백 청장은 앞서 질병청장 간담회에서 방역 정책과 관련해 “마냥 방역을 강화해 나갈 수 없는 시점이라는 것은 인정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영향이나 국민 수용성 등을 균형 있게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입국자 격리 등의 조치도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방침이다. 방대본 관계자는 “입국자 격리 등의 조치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입국자 격리를 풀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확진자가 늘어나도 방역 부담이 크지 않고 국내 의료대응 여력이 충분해 입국자의 격리는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