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가 올 들어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딜로직을 인용, 올해 7월까지 전세계 M&A 규모는 2조 40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 중 미국에서는 약 1조 달러의 거래가 성사돼 지난해보다 40%나 감소했다. 2020년을 제외하면 5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계 M&A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세계 각국이 돈을 풀기 시작했고 이렇게 풀린 풍부한 유동성으로 기업을 사들이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물가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M&A 시장은 급속히 위축됐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커지다보니 자신있게 다른 기업을 사들이는 기업인이 줄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자금을 조달해 다른 기업을 사들이기에도 부담이 높아졌다. JP모건의 M&A 글로벌 공동 대표인 아누 아이옌가는 "시장 활성화의 원동력이었던 사모펀드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M&A 활동은 상반기보다도 더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M&A 공동책임자인 마크 소렐은 "대규모 거래를 위한 자금 조달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거래량은 계속 저조할 것"이라며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1순위는 금융시장이 리듬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렐은 "수면 아래에서 M&A에 대한 검토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금융시장이 회복되면 하반기 어느 시점에서 M&A 시장이 매우 가파르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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