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만에 프랑스 센강에서 발견된 벨루가(흰돌고래)가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관계 당국의 구조와 이송 노력에도 끝내 숨졌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벨루가는 특수 냉장 트럭에 실려 프랑스 북부 앞바다로 가던 중 호흡이 가빠졌다.
결국 염수 유입 유역인 위스트레암 항구에 도착했지만 소생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수의사는 안락사를 결정했다.
프랑스 북부 칼바도스 주(州) 당국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구조 작전을 펼치던 중 고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한다"고 밝혔다.
수의사와 잠수부, 소방대원, 경찰 등으로 꾸려진 구조대는 전날 저녁부터 벨루가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잠수부 10여명을 투입해 벨루가를 그물에 안착시키는 데만 6시간 가까이 걸렸고, 이날 오전 4시가 돼서야 크레인을 이용해 벨루가를 물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당초 프랑스 당국은 벨루가를 위스트레암 항구의 해수 우리에 옮겨 3일가량 비타민 등을 투약해 건강을 회복시킨 뒤 바다로 돌려보낼 계획이었다. 이 벨루가는 4m 길이에 평균적인 성체 벨루의 몸무게(1200㎏) 대비 3분의 2 정도인 800㎏에 불과했다. 지난 2일 센 강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 이미 등뼈가 앙상히 드러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번 벨루가 구조 활동을 함께 한 환경단체 시셰퍼드 프랑스지부는 벨루가가 전염병에 걸렸다는 징후는 없었지만, 소화기관이 활동을 멈춰 음식을 먹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셰퍼드 프랑스지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번 이송 작전은 위험했지만, 죽을 위기에 처한 벨루가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했다"고 했다.
벨루가는 주로 북극해에 서식한다. 센 강에서 가장 가까운 벨루가 서식지는 3000㎞ 떨어진 노르웨이 북부 스발바르 제도 외곽이다.
프랑스 강에서 벨루가가 발견된 것은 지난 1948년 루아르강 하구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벨루가가 잡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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