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친환경 기술 '공기열 히트펌프'와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역량을 결합한 인공지능(AI) 빌딩 오퍼레이터를 추진한다.
KT는 29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현장 설명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으로 친환경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히트펌프는 ‘증발-압축-응축-팽창' 구조로 이뤄진 회로를 냉매가 순환·교환을 통해 열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설비다.
이날 코벡엔지니어링 박준경 대표는 용산 아이파크몰 내 일부 시설에 직접 구축한 공기열 히트펌프 설비를 소개했다. 그는 "만약 기존 흡수식 냉온수기 방식으로 냉난방을 했다면 공기열 히트펌프보다 설비 공간이 세 배 필요했을 것"이라며 "공기열 히트펌프의 탄소 배출량은 기존 방식 대비 절반 수준이고 설비 운전 비용도 기존 방식 대비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히트펌프를 대형화한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며 “공기열 히트펌프는 물을 사용하지 않아 녹이 슬지 않는 만큼 한번 설치하면 20년은 거뜬하다”고 덧붙였다.
KT는 공기열 히트펌프에 AI·빅데이터 등 기술을 접목해 업그레이드된 AI 빌딩 오퍼레이터 솔루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코벡엔지니어링의 하드웨어적 공기열 히트펌프와 KT의 소프트웨어적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에너지 사용 최적화 등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KT의 AI 빌딩 오퍼레이터 솔루션은 신축 빌딩 외에도 기존 빌딩의 설비에 클라우드를 연동만 해도 설비환경을 쉽게 구축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며 "AI가 자동으로 빌딩 안팎의 환경 정보를 확인해 설비를 제어하므로 에너지를 기존보다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공기열 히트펌프 빌딩 운용은 전문가가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KT의 디지코 역량을 통해 무인화·지능화한다면 고객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아직 법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인정되지 않아 고충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럽연합(EU)·중국·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보지 않아 공기열 히트펌프 적용 건물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와 한 상무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많은 설치 공간이 필요한 태양광·지열보다 공기열 히트펌프가 가장 효율적”이라며 정부에 관련 신사업 육성을 위한 조속한 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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