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3위 코인원의 실명 확인 계좌를 카카오뱅크에서 개설하게 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코인원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확인서 발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암호화폐 원화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해당 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의 실명 계좌가 필요하다. 코인원의 실명 계좌를 카카오뱅크가 열어주는 것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뱅크와의 결합이 코인원의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원은 조만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실명 계좌 발급 은행 변경을 신고하고 FIU의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FIU가 승인 결정을 낼 경우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는 카카오뱅크 계좌를 통해 코인원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5월 초 회사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고객들이 가상자산을 금융 상품의 하나로 투자하고 관리하며 주요 자산으로 여기는 만큼 해당 가상자산을 서비스나 비즈니스로 제공할 수 있을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암호화폐거래소 시장 진출을 시사한 바 있다.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제휴할 경우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의 시장점유율 순위 변동도 예상된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비대면 계좌 발급 등이 시중은행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빗썸과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던 업비트가 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것도 케이뱅크와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영향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양사 간 계약이 승인되면 기존에 코인원이 NH농협은행과 맺었던 계약은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거래소당 한 개 은행과만 실명 계좌 계약을 맺는다는 암묵적인 ‘1사 1은행’ 지침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래소가 실명 계좌 은행을 바꾸는 건 처음인 만큼 FIU의 승인이 변수”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 없다”며 “이후 상황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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