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이어 LG유플러스가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우회할 방법을 찾고 있다. 인앱결제 시스템 도입을 미루고, 인앱결제 의무가 없는 앱마켓인 원스토어를 통해서만 앱 최신 버전을 배포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업계는 최근 카카오 사례처럼, 수수료 부담이 큰 인앱결제 정책에 맞서려는 시도의 하나로 보고 있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모바일tv’의 안드로이드 버전에 인앱결제 없이 결제대행(PG)사 토스페이먼츠를 통한 외부결제만 지원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구글플레이에 유통되는 유료 디지털 콘텐츠 앱에 대해 인앱결제 도입을 의무화했다. 인앱결제는 이용자 결제액의 10~30%(OTT 정기결제는 15%)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U+모바일tv는 월정액이나 주문형비디오(VOD) 판매로 방송·영화 등 콘텐츠를 공급하는 유료 디지털 콘텐츠 앱이다.
LG유플러스는 수수료 부담이 없는 외부결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자에게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인앱결제 사용을 강제하지 않고 비교적 저렴한 5% 수수료만 내면 외부결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현재 U+모바일tv 안드로이드 최신(8월 26일) 버전을 원스토어를 통해서만 배포하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는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인앱결제 의무화 직전인 3월 30일 배포된 구버전 앱만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앱 내 공지를 통해 “구글플레이에서는 구버전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업데이트를 통한) 오류 개선 반영은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인앱결제 도입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인앱결제 수수료가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도입 검토를 신중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OTT인 웨이브·티빙·시즌과 달리 구글플레이와 무관한 웹 버전이 없고 VOD 건별 결제 비중이 큰 만큼 수수료 부담도 특히 큰 것으로 보인다. 경쟁 OTT들은 일찍이 인앱결제를 받아들이면서도 앱 버전 요금 인상으로 수수료 부담을 상쇄하고, 요금을 동결한 웹 버전 이용을 적극 안내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에 이어 LG유플러스도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맞설 방법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구글플레이에 최신 버전 앱을 배포하지 않는 이상 정책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카카오와 상황이 다르다. 생존법을 현명하게 찾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카카오는 구글이 허용하지 않는 외부결제 링크를 카카오톡 앱 안에 넣었다가 업데이트가 차단된 바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인앱결제 도입 지연과 구글플레이 업데이트 중단이 구글 정책에 맞서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인앱결제 도입도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구글플레이 업데이트 중단은 지분 관계에 있는 원스토어 이용을 활성화하려는 마케팅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원스토어 지분 0.72%를 갖고 있다.
U+모바일tv는 인터넷(IP)TV와 함께 회사의 콘텐츠 유통채널을 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미국 파라마운트 제휴 등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을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 개편도 검토 중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U+모바일tv의 7월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4만명으로 디즈니플러스(164만명), KT 시즌(157만명), 왓챠(106만명)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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