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기업들도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근로자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일부 기업은 아예 공장을 쉬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힌남노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경남 지역 조선 업계는 6일 오전 한시 휴업하기로 했다. 두 회사 직원들은 6일 오후 1시에 출근한다. 두 회사는 크레인이나 건조 중인 선박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정용 로프를 보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도 울산 조선소에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건조 마무리 단계이거나 시운전 중인 선박 9척을 이달 2일부터 서해로 피항시키고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명과 물적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사전 점검 조치를 하고 있다”며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울산 공장에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일부터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 등 상습 침수 구간에 있는 생산차 5000여 대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침수 피해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준비하고 정전에 대비한 전기 점검도 벌이고 있다. 울산에 정유 시설을 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의 입항을 금지했다. 해외에서 울산으로 들어오는 선박이 태풍과 만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안전사고가 잦은 건설 현상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1일 모든 공사 현장에 간판류 등 위험물 제거나 석축 붕괴 예방을 위한 태풍 대비 취약 요소 사전 점검에 들어갔다. GS건설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의 옥외 공사를 중지하고 쓰러질 위험이 있는 시설물은 미리 제거하거나 결속하는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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