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려 한 4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지난 9일 미성년자 약취 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A(4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지난 7일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에 탄 10대 여학생 B양을 흉기로 위협해 꼭대기 층까지 강제로 데려가는 등 납치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내리는 B양을 붙잡아 다시 태우고, 흉기를 들고 휴대전화까지 빼앗으려 하는 A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A씨는 꼭대기 층에 도착한 후 다른 주민과 마주치자 도망갔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이 신청한 A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법원은 “재범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아파트 주민인 B양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B양의 아버지는 “같은 아파트 공간에 있고 저희가 피해자인데 더 피해를 볼 수 있게 됐으니까 너무 억울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불안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 작업으로 증거를 분석하고, 범행에 앞서 사전 계획을 세웠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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