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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데 산책 나가볼까" 노인 치매 예방하는 의외의 방법 [헬시타임]

매년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

노인에게 흔한 근감소성비만, 치매 부추겨

비만 치료·예방하면 노인 치매 예방 효과도

노년기 비만 치료와 예방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지투데이




내년이면 70대로 올라서는 최 모씨. 코로나19 이후 가끔 있던 모임마저 뜸해진 탓일까. 최근 들어 사소한 것을 깜빡 잊는 경우가 늘었다. 마트에 다녀왔는데 갑자기 현관문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거나 가방에 핸드폰을 넣어둔 채로 잊어버려 몇 시간씩 찾아 헤매기도 한다. 그럴 때면 ‘혹시 말로만 듣던 치매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최씨와 같이 치매에 대해 염려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관련 질환을 받는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65세 이상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67만 명을 넘어섰다. 2010년과 비교하면 10년새 약 3.2배 증가한 것이다. 치매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환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면서 254만 명을 돌파했다.

매년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함께 지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2011년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9월 21일을 ‘치매 극복의 날’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비만 치료 및 예방을 추천한다. 얼핏 무관해 보이는 비만과 치매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숨어 있을까.

◇ 근육 줄어들고 지방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치매 부추길 수도


전문가들은 치매를 예방하려면 근육이 줄어들고, 복부 비만이 심해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실제 노인 인구에서 흔한 ‘근감소성 비만’은 치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비만과 근감소증이 동반된 상태를 의미한다.

일본 준텐도대학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성 비만은 노인의 치매를 부추기는 인자로 나타났다. 근감소증과 비만이 모두 없는 건강한 노인은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14.5%, 치매 유병률은 1.6%로 집계됐다. 반면 근감소성 비만을 보유한 노인은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40.8%로 건강한 노인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치매 유병률은 14.5%로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채규희 365mc 노원점 대표원장은 노년기에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40대 이후 성인은 누구나 근육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60대 이후부터는 1년에 3%씩 줄어 70대에 가장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때 근육량 감소 정도가 심하면 ‘근감소증(sarcopenia)’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kg/㎡ 이상이면서 근력 및 근육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전국 70~84세 노인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연구 결과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이라는 통계도 집계된 바 있다.

근력이 줄어드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손아귀 힘 저하’가 꼽힌다. 채 대표원장은 “악력이 저하되어 물건을 주고받을 때 자꾸 떨어뜨리거나 병 뚜껑을 열기 어렵거나 문 손잡이를 돌리는 일상 속 행동이 어려워진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와 함께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서는 것조차 버겁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치료법 없는 근감소증 예방하려면…‘식단 구성’부터 변화해야


근감소증은 분명 질병이지만 약물 등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노년기에 근력 증가가 아닌 근육 및 근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단백질 섭취에 신경써야 할 이유다. 특히 근육이 빠진 빈 자리는 지방이 채우게 되므로 미리부터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채 대표원장은 “과도한 체지방 증가 역시 치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로 보고되는데, 결국 치매를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과 근육 유지가 관건”이라며 “마른 노인이라도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 형태의 ‘마른 비만’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단백질 성분을 식단에 포함시키도록 꼼꼼히 신경써야 한다. 1일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수록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채 대표원장은 “장년층은 소화기능이 약해져 육류 등 단백질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대신 김치 등 짠맛이 강한 밑반찬과 찌개 등 탄수화물·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단으로 끼니를 가볍게 해결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러한 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권했다. 처음부터 저염식에 나서기 보다는 끼니마다 두부·콩 요리·생선 한토막·계란찜 등 부드러운 단백질 식단을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아가 약하다면 부드럽게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이 추천된다.

근손실 방지를 목표로 할 때 하루에 권고되는 단백질 섭취량은 최소 체중(㎏)당 1.2~1.4g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 근성장을 고려한다면 체중 1kg 당 1.6g까지 높여볼 수 있다.

채 대표원장은 “하루에 섭취해야 할 단백질량을 한번에 먹기보다 적당량을 세끼에 나눠 먹는 게 영양 흡수 면에서 더 유리하다”며 “끼니마다 챙겨먹기 힘들다면 간식으로 소화가 용이한 단백질 식품을 먹거나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벼운 운동, 일상생활 속 활력 높이고 근육도 키울 수 있어


식단 변화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가벼운 운동을 추가한다면 더욱 효과가 배가된다. 누구나 근력 감소를 경험하지만, 운동을 병행한다면 가속도가 붙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복부비만 등 체지방도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특히 ‘배가 볼록해지고 다리가 가늘어지는 체형’으로 변하기 시작됐다면, 근손실 적신호로 즉각 관리에 나서야 한다.

WHO는 노년기에 일주일에 5일, 30분간 중강도 신체 활동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소 3일은 20~30분씩 중·고강도 신체 활동을 해야 한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역시 노년층 대상으로 하루 30분, 주 5회, 총 150분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적 활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골밀도를 높이고 체지방 관리에 도움이 되는 ‘평지 걷기’로 유산소 운동에 나서며 체력을 키워보자. 퇴행성 관절염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경사진 곳은 피하는 게 좋다.

근력운동의 경우 무리하게 할 경우 되려 부상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안전하다. 이 때 근육을 키우기 위해 무리하게 무게를 올리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 채 대표원장은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고루 사용할 수 있는 댄스교실, 수중 저항으로 근력을 더 많이 쓸 수 있는 ‘아쿠아로빅’이나 ‘수영’도 근육 유지를 위한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운동 초보자라면 탄성이 있는 ‘밴드운동’ 등 소도구를 활용한 근력운동이 도움이 된다. 특히 짐볼을 등뒤에 대고 가볍게 앉았다 일어날 경우 근력운동의 ‘꽃’ 스쿼트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채 대표원장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체지방을 줄이는 것은 결국 치매를 예방하는 것뿐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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