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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헬륨입자 활용 중입자센터, 5년내 부산서 가동"

◆우홍균 서울대 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 인터뷰

2019년 주관기관 된 서울대병원

2027년 기장암센터서 치료 시작

日서 개발중인 최신장비 도입 예정

빔 조사량 2배 많아 성능 뛰어나

"연간 최대 800명 수용 가능할 듯"

우홍균 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이 부산에 개소할 기장암센터의 가속기치료 준비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대병원이 부산시 기장군에 개원을 준비 중인 ‘기장암센터’(가칭)는 2027년께부터 중입자치료를 본격 가동할 예정입니다. 5년 안에 서울(연세의료원)과 부산(서울대병원) 2곳에 중입자치료센터가 들어서는 것이죠. 췌장암과 같은 난치암으로 고통 받아온 국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홍균 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22일 서울경제와 만나 "한국이 전 세계 중입자치료의 주도권을 잡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내년 3월부터 중입자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연세의료원에 이어 두번째로 중입자치료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올 7월 제주대병원이 일본 도시바 에너지시스템즈&솔루션즈와 중입자가속기 설비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그 동안 중입자치료를 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에 수년 내에 중입자치료센터 3곳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꿈의 암 치료’로 불리는 중입자치료는 현존하는 방사선 치료법 중 가장 뛰어난 기술이다. 양성자치료에 사용되는 수소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종양 부위에 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한다.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에 더 큰 충격을 줘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강력한 사멸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목표물인 암세포에 도달한 뒤에야 에너지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암세포 주변 정상세포 손상도 적다. 우 교수는 "중입자치료는 고형암 중에서도 안구, 고관절 주변 등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위의 암과 기존 치료가 잘 듣지 않았던 난치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며 "배뇨장애, 성기능장애 등 수술 후 부작용 발생률이 높았던 전립선암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입자치료기는 일본·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대만·중국 등 6개 국가에서 10여 대 정도만 운영 중이다. 일본의 경우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QST병원옛 NIRS)가 1993년 세계 최초로 의료용 중입자선 조사장치를 개발한 이래 20년 가까이 암환자 치료에 활용해왔다. 그동안 국내에는 중입자치료기가 없어 일부 국내 암환자들은 회당 1억~2억 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일본·독일 등에서 원정치료를 받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시·기장군은 2010년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주관기관으로 선정해 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자금부족 등으로 중입자가속기 개발 및 기술사업화가 실패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 때 서울대병원이 ‘백기사’로 나섰다. 2019년 새로운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며 불씨를 살린데 이어 바로 이듬해에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중입자가속기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신속하게 본궤도에 올려놨다. 우 교수는 "장비 도입, 치료 비용이 워낙 고가라 미국 메이요클리닉도 최근에야 일본 히타치와 기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며 "지난해 센터 공사 중간설계를 마쳤고, 최근에는 중입자치료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고 전했다.

기장암센터에 도입될 중입자가속기는 현재 일본에서 개발 중으로 가장 최신 버전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탄소 이온빔 뿐 아니라 헬륨 이온빔에 대해서도 치료계획 최적화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또 기존 장치보다 단위 시간 당 이온빔 조사량이 2배 가량 많아 성능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우 교수는 "헬륨, 산소 등 새로운 입자를 암치료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며 "탄소와 헬륨을 함께 사용해 더 강력한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본 사례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 중입자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연간 50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의료원이 한 해에 약 2000명 치료가 가능하고, 서울대의 기장암센터는 600~800명 가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주대병원까지 더해지면 국내 수요에 어느 정도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 교수는 “기장암센터에서 중입자치료가 본격화하는 2027년부터는 국내 2곳에서 치료가 시행된다”며 “연간 3000례 이상의 임상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한국이 전세계 중입자치료의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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