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동원령을 선포한 러시아가 자국민들이 러시아를 탈출하려 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가운데 육로로 러시아를 빠져나가려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당초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군 동원령을 피하기 위한 자국민의 탈출에 대해 “매우 많이 과장된 것이며 가짜 정보가 많다”고 22일 밝힌 바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미국의 상업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25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러시아를 떠나려는 수많은 차량들이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16km가량 길게 줄지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CNN은 “목격자들이 조지아로 넘어가기 위해 최대 48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고 언급했다.
맥사 테크놀로지 측은 “차량 행렬의 전체 규모를 전달하기 어려웠다”며 “차량 행렬은 촬영된 이미지의 북쪽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몽골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 역시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보였다.
NBC방송에 따르면 조지아와 몽골은 러시아 국민이 무지바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다.
앞서 지난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예비군 30만 명 부분 동원령을 내리면서 이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항의 시위가 격화되고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하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럽연합(EU) 5개국 가운데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핀란드 4개국은 지난 19일 자정부터 관광 비자를 통한 러시아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서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조지아,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등에 들어오려는 차량이 몰리고 있으며 항공편의 가격이 치솟고 빠르게 매진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는 크렘린궁이 전투가 가능한 연령대 남성의 출국을 막는 법안을 28일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으며, 러시아 당국이 다음주 중 공식적으로 출국 금지령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자흐스탄, 조지아를 비롯한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 국민의 인도를 요청한 적이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며 동원령을 피해 국외로 탈출한 러시아 국민들의 인도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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