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가족들에게 밝힌 50대 여성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경찰과 유족들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숨지기 이틀 전 옛 남자친구 B씨의 친구 C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이렇다.
A씨가 혼자 사는 집에 지난 18일 오전에 전 남자친구인 B씨가 “술을 마시자”며 자신의 친구 C씨와 함께 찾아왔다. 당시 A씨가 술자리를 거부했지만, B씨가 막걸리를 사 들고 온 정황이 둘의 통화내용으로 확인됐다.
술자리가 시작되고 얼마 뒤 B씨는 “시장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가족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증거를 채취했지만, 피해자 조사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밤 10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가 남긴 유서엔 “엄마한테 가겠다. 내 아이들 잘 부탁한다. 반려견도 잘 키워 달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B씨와 C씨가 의도적으로 벌인 짓이라고 보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유족은 “(피해 여성이) 남성들의 방문을 거절했고, 사건 발생 후 피해를 호소했다”며 “이른 오전 2시간여 만에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의도적인 범행에 무게가 실린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6일 A씨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돌입하고, C씨의 출석을 요청하는 등 수사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