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슈퍼 가면 저렴해요, 많이 넣어 주세요.”
한 자영업자가 배달음식 주문 시 무리한 서비스를 요구한 고객으로 고충을 호소하는 글을 올려 화제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요청사항 기분 나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마라탕, 마랴샹궈 등 중국 음식을 판매하는 자영업자 A씨는 “아기 때부터 먹었다. 건두부, 야채 많이 넣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중국 슈퍼 가면 건두부, 고수 엄청 저렴하다”고 적힌 고객의 요청사항을 공개했다.
A씨는 “1만3900원짜리 주문 건인데 중국 마트 가면 재료가 싸다고 많이 달라고 한다”며 황당해했다.
A씨는 “주문 거절하고 싶었는데 괜히 머리 아픈 일 생길 것 같아서 정상 조리해 드렸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고객의 무리한 요청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전에도 마라샹궈에 콩나물을 많이 넣어달라는 손님이 있었다. 그 손님은 마트에서 콩나물 큰 봉지 2000원도 안 하는데 왜 안주냐면서 별점 2개를 남겼다”고 했다.
이를 본 다른 자영업자들은 A씨의 하소연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그렇게 저렴하면 본인이 좀 사다 넣어 먹어라”, “음식값에 재료값만 들어가는 줄 아나. 무식하다”, “물도 그냥 수돗물 마셔라”, “나 같으면 ‘재료소진 주문 취소’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같은 소비자의 무리한 요구 사항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배달 주문하면서 순살치킨과 치즈볼 등을 요구한 소비자의 요청 사항이 공개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공개된 영수증에는 “아이가 순살을 좋아해서 몇 조각만 넣어달라”며 “식구가 다섯이라 치즈볼 다섯 개 챙겨주면 (리뷰) 예쁘게 작성”이라고 적혀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일부 소비자들의 황당한 요구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소비자들의 별점과 리뷰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8월 전국 음식점 300개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매장의 전체 매출액 중 주거래 배달앱을 통한 매출은 69.3%를 차지했다.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은 소비자 리뷰 관련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 사유는 △소비자의 잘못을 음식점 실수로 전가(79.0%) △이유 없는 부정 평가(71.7%) △리뷰를 담보로 하는 무리한 서비스 요구(59.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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