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만 카드론 잔액이 1조 4000억 원 늘어나면서 지난해 전체 증가 폭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에 막힌 차주들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카드론에 몰렸다.
5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신한카드 등 4대 카드사의 올해 6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25조 3756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조 4645억 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늘어난 카드론 잔액 1조 918억 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리볼빙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4조 8769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093억 원이 늘었다.
카드론은 50대 이상, 리볼빙은 40대 이하 위주로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늘어난 카드론 잔액 1조 4645억 원 중 75%인 1조 983억 원은 50대 이상 차주였으며 리볼빙 잔액 증가 폭 3093억 원 중 66%(2056억 원)는 40대 이하 차주가 차지했다.
장혜영 의원실은 카드론과 리볼빙 모두 평균 수수료율이 최대 19%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빚을 내거나 결제를 뒤로 미루는 취약층 대출자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복합 위기로 어려움에 부닥친 서민이 높은 수수료의 빚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전환대출이나 부실채권 매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취약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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