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고농도·고용량이어서 다른 약들에 비해 주사 횟수가 절반에 불과하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적어 염증성장질환(IBD)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상온 보관 가능 기간이 한 달 가량에 달해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 보다 2배나 길어 의료 현장과 환자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9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메쎄 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럽장질환학회(UEGW 2022) 세미나에서 니콜라스 매튜(Nicolas Mathieu) 프랑스 그르노블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세계 최초의 고농도 제형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사례 공유'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세미나가 열린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부스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소화기내과 전문의 80여 명이 몰렸다. 유럽 의료 현장에서 처방되고 있는 유플라이마 사례를 공유하려는 열정에 세미나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장질환에 많이 쓰인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매출 1위(코로나19 백신 제외)를 질주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207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한 ‘블록버스터’다. 유플라이마는 셀트리온이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해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로 고농도 제품으로 개발해 저농도 바이오시밀러 대비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였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구연산염)을 제거해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매튜 교수가 유플라이마(셀트리온)·임랄디(삼성바이오에피스)·암제비타(암젠)·하이리모즈(산도스)·훌리오(마일란)·아이다시오(프레지니우스카비)·암스파리티(화이자) 등 총 8종에 달하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 중 유플라이마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매튜 교수는 고농도라는 점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그는 "크론병 초기에는 허가사항 기준인 160밀리그램(㎎) 약물 주입이 필요한데, 유플라이마는 80㎎짜리여서 두 번만 주사하면 돼 40mg 용량으로 네 번을 주입해야 하는 다른 바이오시밀러보다 편리하다"며 “2주 간격으로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IBD 환자 입장에서 주사 횟수가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상온 보관 기간이 오리지널 보다 길다는 점 때문이다. 매튜 교수는 "굉장히 활동적인 26세 크론병(CD) 여성 환자가 상온(25℃)에 두어도 유효기간이 긴 유플라이마를 선택했다"며 “오리지널 약의 상온 보관 유효기간은 최장 14일인 반면 유플라이마는 한 달이어서 마음 편히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튜 교수는 “고농도·고용량이면서 보관성까지 갖춘 제품은 유플라이마가 유일하다”며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에선 비교 상대를 찾기 어렵고 오리지널에서 교체처방해도 안전성 및 효능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고농도 제품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교체 처방을 유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하는 '퍼스트무버' 전략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제품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경쟁 제품들에 비해 시장 진입은 비교적 늦었지만 처방 경험이 쌓이면서 장점을 인정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및 유럽 규제기관으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 간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확보를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상호교환성이 확인되면 의사 개입 없이 약국에서 휴미라 대신 유플라이마를 처방할 수 있다. 휴미라를 투약하던 환자들도 치료 도중에 유플라이마를 바꿔 처방받을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확보하면 점유율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램시마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유플라이마가 유럽에서 널리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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