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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히잡 없이 대회 출전 후…돌연 실종된 이란 선수

서울서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후 4위…16일부터 연락 두절

여권·휴대전화 압수 추정…주한이란대사관 "18일 팀원들과 이란으로 출발"

히잡을 쓰지 않고 스포츠클라이밍에 출전한 엘나즈 레카비. 이란 인터내셔널 잉글리시(Iran International English) 트위터 캡처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서울에서 열린 국제 클라이밍 대회에 참가한 이란 선수가 실종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페르시아 서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는 지난 16일 이후 지인들과 연락이 끊겼다.

레카비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4위의 성적을 거뒀다. 레카비는 경기에서 히잡을 쓰지 않는 대신 머리를 하나로 묶은 채 출전했다.

BBC 페르시아 서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레카비의 여권과 휴대 전화가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BBC 페르시아 서비스의 진행자 라나 라힘푸르는 트위터에서 “레카비가 계획보다 이틀 먼저 테헤란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적었다.

반체제 온라인 매체 이란와이어는 레카비의 형제가 전날 이슬람 혁명 수비대에 소환됐다는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레카비의 형제가) 인질로 잡힌 것 같다”며 “레카비는 조사 후 안전하게 귀국시키겠다는 말에 따라 주한이란대사관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한이란대사관 측은 이날 트위터에 “엘나즈 레카비는 10월 18일 이른 아침에 다른 팀원들과 함께 서울에서 이란으로 출발했다”며 “레카비에 대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를 부인한다”고 강조했다.

레카비는 지난 2016년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더운 날씨에 히잡과 팔다리를 덮는 의상을 입고 실내에서 경쟁하는 것에 대해 다른 선수들이 특이하게 생각했다”며 “더울 때 히잡이 문제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우리는 히잡을 존중하며 스포츠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도덕 경찰’에게 체포된 후 돌연 사망하면서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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