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할 경우 직원 75%를 해고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입수한 문건과 인터뷰를 통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트위터 인력 55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트위터 인력 7500명의 75%에 해당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2000명 정도만 남게 된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량 감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WP에 따르면 트위터 현 경영진은 내년 말까지 회사의 인건비를 약 8억 달러(약 1조1450억 원) 삭감할 계획인데, 이는 직원의 25%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뜻한다. 트위터는 하루 2억 명 이상의 이용자의 접속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 시설 직원도 대량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 같은 회사 상황이 경영진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감수하고 머스크의 440억 달러(약 62조7800억 원) 인수안을 받아들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대량 해고 등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인데, 머스크에게 회사를 팔면 이런 일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트위터에서 스팸 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에드윈 첸은 “대량 감원은 결국 수백만 명의 이용자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트위터에 직원이 너무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머스크의 감원 계획은 상상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그렇게 되면 트위터는 해킹이나 아동 음란물 등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와 머스크는 인수 계약을 28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계획 발표 후 이를 번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순조롭게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WP에 전했다.
웨드부시 증권사의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로선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은 쉽겠지만 이를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경영 전문가인 넬 미노우는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야심찬 계획을 말했겠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머스크가 감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공백은 어떻게 채울 수 있겠느냐. 인공지능(AI)으로 가능할까”라고 했다.
한편 트위터 경영진은 그동안 타운홀미팅 등을 통해 직원들을 즉시 해고할 계획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다만 지난 6월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머스크는 정리해고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고 저성과자를 계속 고용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답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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