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납부한 증여세 132억원을 돌려달라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0일 서 회장이 인천 연수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간 거래로 발생한 이익에 대한 귀속증여세로 2012년 116억7000여만원, 2013년 15억4000여만원을 각각 납부했다.
상속세와 증여세법에 따르면 특수관계법인과 수혜법인 사이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거래가 발생할 경우 수혜법인 지배주주 등이 일부를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한다.
셀트리온 매출 가운데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상대로 한 매출액 비율은 2012년 94.57%, 2013년 98.65%에 달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한 의약품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서 회장은 자신이 지배주주에 해당하지 않아 납부 의무가 없었다며 세무당국에 증여세 132억원을 돌려달라고 청구했다가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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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서 회장은 "특수관계법인과 수혜법인 사이 거래가 일정 비율을 초과하기만 하면 거래의 성격과 내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상적인 거래에도 예외 없이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은 과세요건 명확주의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수혜법인의 지배주주가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의 주주인 경우 ‘자기증여’에 해당해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다. 그러나 1, 2심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혜법인의 주식을 직접적으로 보유하지 않고 간접적으로만 보유하는 자도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에 포함된다"고 했다.
대법원 역시 서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법률규정에 따른 증여세의 경우 증여자는 특수관계법인으로, 수증자는 증여세 납부의무자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으로 봐야 한다"며 "수혜법인의 지배주주가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의 주주이더라도 그 거래로 인한 이익과 손실이 함께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에게 귀속돼 그 재산가치가 실질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도 없으므로 ‘자기증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증여자는 특수관계법인의 주주가 아닌 특수관계법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며 “증여자인 특수관계법인은 그 주주와 구별되는 별개의 법적 주체이므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는 점을 최초로 판단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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