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방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지난 7일 입주한 한남동 관저의 내부 모습이 일부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간 17일 회담과 오찬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한남동 관저에서 2시간30분간 진행됐다.
한남동 관저 내부가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전속 사진을 통해 이날 처음 내부가 공개된 관저는 화이트톤으로 깔끔하게 리모델링을 마친 모습이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금색 봉황으로 장식된 현관이 눈에 띄었다.
낙엽수와 상록수가 어우러진 관저 앞 정원 조경도 일부 공개됐다. 한남동 관저는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주거동이 160평, 리셉션장·연회장 등을 갖춘 업무동이 260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여분간 진행된 확대 회담은 리셉션장에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통역만 대동한 단독 환담은 40여분간 거실 및 정원에서 진행됐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단독환담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 정부 및 사우디 정부 장관들간 실무 회담이 별도로 진행됐다.
김 수석은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늘 첫 만남이 대통령과 가족의 진심이 머무는 곳에서 이뤄지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오찬은 1시간 10분간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을 즐겼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회담과 오찬에 배석하지는 않았지만, '관저 안주인'으로서 흰색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잠시 나와 빈 살만 왕세자와 인사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5월 21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7월 28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11월 4일) 등 잇따라 방한한 각국 정상과의 정상회담을 모두 대통령실에서 진행했다.
관저 회담에는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이었던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이 최근에서야 완료된 배경도 있지만, 대통령 부부 거주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해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한·사우디 정상은 약 3년 5개월 만에 회담을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우호를 다지면서 양국은 공식적으로 660조 원의 신도시 건설 산업 ‘네옴시티’에 더해 에너지·방위 산업을 아우르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민간기업과 사우디 투자부 간 6건, 한국 기업과 사우디 기관 및 기업 간 17건, 사우디가 투자한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 간 3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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