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4곳 중 1곳이 규제로 인한 경영 어려움으로 해외 이전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지원보다 전방위적인 규제 개선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스타트업 256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타트업 업계의 지속 성장과 애로 해소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응답 기업들은 스타트업을 경영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자금조달’(66%)을 꼽았다. 이어 ‘경영비용 증가’(61%), ‘외부기관 투자재원 축소’(56%), ‘전문인력 채용’(45%), ‘기업 규제’(22%) 순이었다.
국내 각종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기업은 44.1%에 달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기업(22.3%)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응답 기업 4곳 중 1곳에 달하는 25.4%는 ‘국내 규제로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매우 그렇다 6.6%, 그런 편이다 18.8%)고 답했다.
신기술 개발·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규제 중 가장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는 ‘기술실증 관련 과도한 허가제’(51.6%), ‘등록·허가업종의 복잡한 진입장벽’(50.4%), ‘기존 사업자의 권리보호’(44.9%) 등을 꼽았다. 일례로 한 스타트업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신기술과 관련해 친환경 촉매를 이용한 ‘해중합 기술’(저온에서 폴리에스테르 고분자를 해체해 원재료 형태로 돌려놓는 방식)을 개발했지만 별도의 종목 분류가 없어 기술 사업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응답자들은 투자 유치와 관련한 어려움으로는 ‘정부 및 지차체의 투자 감소’(59.4%)와 ‘투자전문기관의 투자 감소’(54.3%) 가장 많이 언급했다.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지원으로는 ‘정부·지자체의 투자 재원 확충’(72.3%),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마련’(67.6%) 등을 요구했다.
향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8%가 ‘상당기간 악화될 것’이라 응답했다. 당분간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란 응답은 24.6%였고 점차 개선될 것이란 답변은 8.6%에 그쳤다. 경영환경 개선을 예상하는 시기는 ‘2023년 하반기’(45.3%), ‘2024년 이후’(43.0%) 등으로 내년 하반기 또는 그 이후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미래 경제의 핵심 동력인 스타트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규제 개선이 핵심”이라며 “우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재원 확충 및 투자 세제 혜택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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