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탈모 치료 의약품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기존 호르몬제 일색의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가 안정성 문제로 시장 진입이 주춤한 가운데,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제형이나 새로운 기전을 바탕으로 한 탈모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시장은 2021년 78억 달러에서 연평균 8.1% 성장해 2028년에는 142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유유제약(000220)은 지난 18일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모발연구학회’에 참석해 “안드로겐성 탈모(AGA)를 적응증으로 한 ‘두타스테리드’로 미국과 유럽 탈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정제 사이즈를 3분의 1로 줄여 복용 편의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한국과 일본에서 탈모치료제로 처방되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이 미국과 유럽 의료현장에서 오프라벨로 처방되는 미충족 수요를 확인했다"며 "해당 성분을 자체 생산하고 판매하는 강점을 활용해 2024년 임상 돌입 후 2026년 현시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벤티지랩도 이날 세계모발연구학회에서 대웅제약(069620)·위더스제약(330350)과 공동 개발 중인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해 발표했다. 임상 1·2상 결과 모든 용량군은 목표 유지 기간인 1달 동안 혈중 약물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탈모치료 관련 생물학적 지표인 혈중 DHT 농도가 유효하게 감소했다. 특히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초기약물과다 방출이 없었다. 회사 측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임상 3상과 후속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001060)은 이날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의 전임상 효능평가 결과를 ‘Wnt 2022’ 학회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동물실험 결과 평균 50일 이상 소요되는 생장기 진입 시점을 15일 이상 앞당겼다. 표준치료제 대비 동등 이상의 발모 효과도 검증했으며, JW0061과 표준치료제 병용요법은 최대 발모 효과를 냈다. 회사측은 내년 상반기 임상 개시를 목표로 비임상 독성평가를 하고 있으며, 미국 피부과 분야 핵심의료진과 공동 연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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