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경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확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준영 국림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와 김용대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연구팀은 수학적 감염병 전파 모델을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별 유행시기에 따른 연령별 감수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초 국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며 크룹(급성 폐쇄성 후두염)을 동반한 소아 확진자가 급증했다. 당시 전체 입원 환자 중 소아청소년의 입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이유를 두고 학계에서는 소아청소년이 오미크론 변이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에서 델타 변이가 발생하기 전인 △3차 유행(2020년 10월 15일~12월 22일) △델타 변이로 인한 4차 유행(2021년 6월 27일~8월 21일) △오미크론 변이 관련 5차 유행(2022년 1월 1일~31일) 기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연령대별 감염 정도를 살폈다.
분석 결과 10~15세 연령대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변이 발생 전 바이러스보다 5.28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5~19세 연령대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델타 바이러스보다 최대 3.2배 증가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오미크론 이전 바이러스보다 2배, 75세 이상은 1.12배 가량 높아 소아청소년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종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 환자의 입원율이 델타 유행 때보다 3배 가량 늘어난 것과 유사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변이를 일으키기 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와 같은 하기도 부위 감염을 잘 일으키는 데 반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인두, 후두와 같은 상기도 부위 감염을 잘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성인에 비해 상기도가 좁은 소아는 오미크론 변이에 특히 취약할 뿐 아니라 상기도 폐쇄로 인한 크룹이 동반될 수 있다.
실제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고령층의 감염이 두드러졌다면,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할수록 어린 연령대의 코로나19 감염이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인플루엔자 역시 어린이와 고령층에게 위중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어린이와 고령층을 국가예방접종의 주대상자로 정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연령별 감수성 역시 인플루엔자처럼 변화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추정이다.
전준영 국립암센터 감염내과 전문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연령별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이 얼마나 잘 되는지를 의미하는 감수성(susceptibility)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연령별로 타인을 얼마나 잘 감염시키는지를 의미하는 전파력(infectivity)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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