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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 주심에 '패드립'·'암살협박' 악플…"이건 나라망신"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가나 경기의 주심을 맡은 앤서니 테일러가 한국에 주어진 코너킥 기회를 인정하지 않고 경기 종료 휘슬을 불어 파울루 벤투 감독이 거세게 항의하자 테일러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더선 캡처




2022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서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한국에 주어진 코너킥 기회를 인정하지 않고 경기 종료 휘슬을 분 것과 관련해 일부 국내 누리꾼들이 테일러 주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악플 테러’에 나섰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석패했다.

후반 추가 시간 10분이 선언된 상황에서 가나 선수들이 이른바 ‘침대 축구’를 펼치자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이 적용됐다. 벤투 감독은 대기심으로부터 1분이 더 적용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 한국 선수가 시도한 슛이 가나 선수 몸에 맞게 골 라인을 벗어나면서 한국에 코너킥 기회가 주어졌지만 테일러 주심은 휘슬을 불어 경기를 종료시켰다.

선수들은 물론 벤투 감독도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테일러 주심은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미 경기는 끝난 시점이었지만, 다음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지는 퇴장 선언이었다. 만약 이 레드카드가 무효화되지 않는다면 벤투 감독은 12월 3일 자신의 고국과의 경기에서 결장하게 된다.

한국-가나전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국내 누리꾼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악플이 실시간으로 달리고 있다. 해당 계정에는 2020년 8월 작성된 글 1개뿐인데, 이 게시물의 댓글은 22만개(29일 오후 4시 기준)가 넘었다.

국내 누리꾼들은 한글과 영어로 외모 비하가 섞인 욕설을 쏟아냈다. “머리카락이 없는 것처럼 코너킥도 없었다”, “머리카락도 레드카드 받아서 안 나오냐”, “이 대머리야 돈 받고 판정하냐” 등이다. 인종차별적 욕설과 심판의 부모 욕을 하는 이른바 ‘패드립’ 댓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는 ‘테일러 암살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계정 10여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나라 망신’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22만개의 댓글이 우리나라 민족수준을 보여준다”, “심판이 잘못한 건 맞는데 패드립은 하지 말자”, “패드립에 인신공격에 나라망신 제대로 하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달며 지적했다.

한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심판 중 하나인 테일러 주심은 들쑥날쑥한 판정으로 해외 축구 팬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다.

테일러 주심은 2019년 12월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의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이 볼 경합을 벌이다 넘어진 뒤 첼시 뤼디거를 향해 발을 뻗자, 그는 비디오판독을 거친 뒤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불과 2개월 뒤 맨유 매과이어가 손흥민과 비슷한 파울을 범했을 때 테일러 주심은 경고조차 주지 않고 넘어갔다.

이밖에도 지난 8월 토트넘의 로메로가 첼시의 쿠쿠렐라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을 때 비디오 판독을 하고도 넘어가 논란이 됐다. 그는 경기 후 양 팀 감독이 충돌하자 두 감독을 모두 퇴장시켰다.

영국 매체 더선 등은 영국 현지 축구팬들이 “앤서니 테일러의 공포가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테일러는 경기보다 다시 자신을 더 크게 만들었다”, “테일러를 보면 왜 모든 사람이 영국 심판을 싫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 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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