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22년 올해의 단어로 ‘가스라이팅’이 선정됐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유명 사전 출판사 미리엄-웹스터는 올해의 단어가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고 밝혔다. 미리엄-웹스터는 자사 홈페이지의 검색 빈도 통계를 기반으로 지난 2003년부터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왔다.
가스라이팅은 전년 대비 검색량이 17배나 늘었다. 또한 예년과는 달리 특정 사건이 벌어진 후 검색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없었다고 미리엄-웹스터는 밝혔다.
가스라이팅의 사전 정의는 ‘장기간에 걸친 심리적 조작을 통해 피해자가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품게 하고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가해자에 대한 의존을 초래하는 행위’다. 이 단어는 1938년 상연된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됐다. 연극에서 남편은 가스등이 어두워진다는 아내를 환자로 몰며 심리적으로 지배한다.
그러나 미리엄-웹스터는 단어가 널리 쓰이면서 의미 또한 확장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과 연예계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 입에서 오르내린 가스라이팅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행위’를 뜻하게 됐다. 또 가짜 뉴스, 딥페이크, 인공지능 등 화두가 되는 단어들과 함께 쓰이는 경향을 보였다. 용례 또한 정치적 공격, 개인적인 관계, 기업 전략, 의사의 조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됐다.
국내에서도 최근 가수 이승기가 18년간 몸담은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음원 수익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에서 대표로부터 “너는 마이너스 가수”라는 가스라이팅을 받아왔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밖에도 미리엄-웹스터는 사람들이 많이 찾은 9개의 단어를 선정했다. 가스라이팅 다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받은 러시아 신흥 재벌을 이르는 말인 ‘올리가르히(Oligarch)’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 △낙태권 합법화와 관련해 ‘성문화하다(Codify)’ △영국 찰스 3세의 즉위로 카밀라 왕비와 관련해 ‘왕비(Queen consort)’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별장 수색에서 기인한 ‘습격(Raid)’ △인공지능을 두고 구글 엔지니어가 남긴 말인 ‘지각이 있는(Sentient)’ △논란이 생기면 유명인을 향해 줄이어 비판하는 ‘취소 문화(Cancel culture)’ △다양한 성소수자를 일컫는 ‘LGBTQIA’ △단어 게임과 관련해 소동이 일었던 단어 ‘양토의(Loamy)’가 높은 순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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