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팬 플랫폼 ‘유니버스’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용 승계 여부를 놓고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버스 매각 논의는 지난 8월께부터 시작됐지만 서비스를 운영해 온 엔터사업실 직원 70여 명에 대한 고용 승계 방안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자칫 ‘DEV서포트팀’으로 흘러 들어가 결국 각자도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는 상황이다. 해당 팀은 사내에서 사실상 ‘시한부 팀’으로 인식돼 일정 기간 동안 부서를 찾지 못하면 자진 퇴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엔터실 인력으로서는 타 팀 혹은 타 프로젝트로의 업무 재배치가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팬 플랫폼이라는 신사업을 위해 인력 대부분을 외부에서 수혈해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업무 경력이 NC의 주된 사업인 게임과 연관성이 떨어지고 사내 인적 네트워크도 약해 사실상 스스로 옮겨갈 부서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매각처로 고용 승계가 이뤄지는 인력들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NC 직원 연봉이 업계에서는 높은 편이어서 인수자 측에서도 인건비를 떠안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버스 인수를 원하는 쪽에서도 이미 IT 인력들이 있는데 게임과 같은 고난도 개발력이 필요한 업무가 아닌데 굳이 비싼 NC 인력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대폭 상승된 인건비 비중이 NC의 신사업 정리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해당 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고용 유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신사업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떠안기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회사 매각이 논의되던 지난 8~9월에 들어온 사람들도 있는데 들어오자마자 사업부가 사라지는 것도 허망한데 1년도 안돼 회사 밖으로 내몰리게 됐다”며 하소연했다.
팀 해체 국면에 따른 여파로 몸살을 앓는 곳은 비단 엔터사업실 뿐만은 아니다. 지난 수년간 사업 확장 기조 아래 다양한 신사업이 전개돼 오다 보니 안착하지 못하고 꺾이는 팀 곳곳에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자신이 속한 팀이 해체된 후 고용 유지에 대한 걱정을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팀이 해체됐거나 해체 위기에 놓인 인력 150명 가량이 참여한 투표 중 약 40%는 고용 승계와 관련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20% 가까운 응답자는 수개월 후 퇴사로 이어질 수 있는 DEV서포트팀 이동 등을 권유 받았다고 밝혔다. 상위 조직장 등이 팀 이동을 알아봐주고 있다는 응답자는 약 1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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