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주행거리, 양호한 관리 상태, 낮은 연식. 중고차 구매 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매물의 필수 조건이다.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신차급 중고차’ 매물은 특히 연말에 등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인사 시즌과 맞물려 법인용으로 사용되던 매물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과 연초에는 기업에서 장기 렌터카 형태로 운영하던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연말마다 돌아오는 기업의 임원 인사 이후 교체되는 법인용 차량이 많아서다. 연말과 연초는 중고차 시장의 비수기이지만 법인용으로 사용되던 매물만큼은 평상시 대비 10% 더 많이 시장에 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렌터카 업체에서 장기 렌털 형식으로 차를 출고해 임원급에 지급한다. 주로 그랜저나 K8·G80 등 중대형급 차량이 선호된다. 임원이 퇴임하거나 교체될 경우 사용 기간에 관계없이 기업이 렌터카 업체에 차를 반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와 같은 매물이 중고차 시장에까지 유입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렌터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에서는 임원이 바뀔 경우 일반적으로 새로운 차를 받아 지급한다”며 “이 경우 반납되는 차량은 다른 렌터카 고객에게 지급되거나 도매로 중고차 매매상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원급 법인차로 사용되던 중고차는 관리 상태가 양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시장에서도 인기 있는 매물로 분류되고 있다. 임원용 차량에는 운전기사가 배정되기도 하고 주로 출퇴근용으로 사용되는 만큼 주행 과정에서 상품성이 크게 훼손될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고차 시장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연말에 임원용 차량으로 사용되다 나오는 ‘신차급 중고차’를 골라내려는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말이면 그랜저급 매물이 평상시 대비 10% 더 많이 시장에 등록되고 있다”며 “렌터카로 사용된 이력이 남긴 하지만 관리 상태가 양호한 매물이 다수를 이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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