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결혼하지 않은 남녀사이의 성관계를 처벌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슬람 보수주의 문화가 강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개인의 자유나 인권보다 종교 교리에 경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에드워드 오마르 샤리프 히아리에지 인도네시아 법무부 부장관이 오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새 형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혼외 성관계와 혼전 동거가 금지된다. 특히 혼외 성관계가 적발될 경우 최대 징역 1년형에 처해진다. 성폭행 피해자를 제외한 낙태 처벌 조항도 포함됐다.
히아리에지 부장관은 "인도네시아의 가치에 따른 형법을 갖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법은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형법 개정은 2019년에도 시도된 바 있다. 이 법안에 대해 경제계와 인권단체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타 위드자자 수캄다니 인도네시아고용자협회 부회장은 "비즈니스 분야의 경우 이 법의 시행으로 법적 불확실성이 초래되고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공식적인 국교는 없으나 인구 2억7000만명 가운데 무슬림이 87%에 달한다.
그간 인도네시아의 이슬람은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최근에는 일부 이슬람 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 형사처벌 추진 등 보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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