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것보다도 주택 간 간격이 좁아 보입니다. 의도하지 않으면 다른 집 주방을 볼 일은 없겠지만 이 주택형에는 청약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견본주택 한편,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일부 세대가 이웃과 주방 창을 마주 보는 구조로 설계돼 ‘주방 뷰’ 논란이 일던 주택형 일부를 실제로 구현한 구조물을 두고 이와 같이 말했다. 실제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다수는 이 모형을 찾아 주방 창문을 열어 건너편 주택을 살펴보는 등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 중 상당수 방문객은 두 주택 간 거리가 양 팔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 기자가 모형물 안으로 들어가 양 팔을 벌리니 양쪽 벽면에 손이 닿을 정도로 간격이 짧았다. 두 세대의 창문 간격은 1.8m(최대 2.8m)로 창문을 열어 반대편을 보면 맞은 편 세대 창문이 실제로 눈에 들어왔다. 이를 두고 일부 방문객은 의도하지 않으면 맞은 편 세대 내부를 볼 수 없겠지만 환기나 소음 문제는 있을 수 있겠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일부 방문객들은 주택형과 마감재, 옵션 사항을 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84㎡를 살펴보는 중인데 가장 평면이 잘 나온 84㎡A는 좋은 동을 대부분 조합원들이 가져가 물량이 별로 없다”며 “웬만한 강남 단지에 적용되는 사양이 여기(올림픽파크 포레온)에는 옵션으로 돼 있어 분양가보다 최소 1억 원을 더 써야 하니 청약을 할지 말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당첨 커트라인 낮아진 지금이 기회”=이날 모델하우스 내에는 △49㎡A △59㎡A △84㎡A △84㎡D 등 4개 주택형 견본주택이 전시됐다. 이들을 둘러본 방문객들은 주택 구조와 마감재, 옵션, 동 배치 등을 세밀하게 살피며 본인의 자금 상황과 청약 점수를 맞춰보며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방문객 중에는 본인의 청약 가점을 69점(4인 가구 기준 만점) 이상이라고 밝힌 이가 드물었다. 59㎡와 84㎡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 이들은 대부분 60점대 초중반이라고 답했다. 특별공급 물량이 나오는 29·39·49㎡ 등 그 이하 소형을 노리는 이들의 가점은 더 낮았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세대주 김 모(31) 씨는 “가점이 낮아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 특별공급 뭄량이 나오지 않는 59㎡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특공이 나오는 39㎡와 49㎡ 중 어디에 청약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는 “상담 고객 중 69점 이상의 가점을 가진 분들은 드물다”며 “개관 첫날인 어제(1일)는 60점대 가점을 가진 분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오늘(2일) 상담한 고객 다수는 가점이 30~40점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경우 분양 가구 수가 5000가구에 달하면서 주택형도 십수 개로 나뉘어 있는 만큼 저가점자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담 고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청약 전략을 두고 고민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김 모(34·하남 거주) 씨는 관심 있는 주택형과 청약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용 39㎡와 49㎡ 모두 거실·주방에 방 두 개 등 평면은 비슷하게 나왔지만 우리 가족은 넓은 공간이 필요해 39㎡는 선택지에서 제외했다”며 “59㎡까지 청약할 자금은 마련했는데 고가점자가 몰릴 것 같아 49㎡와 59㎡ 중 어느 곳에 청약을 넣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주택형이 세분화돼 있고 대단지인 만큼 어느 주택형에 청약할지를 두고 청약자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며 “84㎡는 중도금대출이 나오지 않아 59㎡로 청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39㎡와 49㎡의 경우 모두 거실 및 주방 하나에 방 두 개가 있는 등 평면 구조가 비슷한데 49㎡가 1억 7000만 원가량 비싸 상당수 청약자는 39㎡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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