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루칼라 직장인들의 몸값이 날로 치솟고 있다. 정보기술(IT)·금융업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구조 조정의 칼바람에 떨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블루칼라 일자리는 구인난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은 면접까지 생략하며 블루칼라 직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물류 회사 UPS는 면접 절차 없이 물류 운송 담당자와 기간제 배송 기사를 채용하고 있다. 기간제 근로자의 80%가 면접을 거치지 않고 채용됐고 지원 후 25분 이내에 채용 제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 의류 업체 갭 역시 최근 물류창고 직원 일부를 서류 전형만으로 채용했다.
WSJ는 “물류나 소매 업계 등 이직률이 높은 산업계에서 면접 없이 직원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고용 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기업들이 학위나 경력 등의 구인 요건마저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화이트칼라 직종의 해고 바람이 거세지만 미국의 고용 시장 전반에서는 여전히 노동력 공급 부족, 수요 초과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은 26만 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20만 명)를 30%가량 웃돌았고 실업률도 3.7%에 그쳤다. 특히 운송이나 물류창고 관련 근로자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해당 업무에 종사하다 그만둔 근로자 비율은 8월 기준 3.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임금 인상, 인센티브, 복리후생 확대 등 인력 확보를 위한 방안들을 모두 써버렸다”며 “이제 휴가철을 맞아 당장 기간제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채용 속도를 높이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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