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대표 장수 게임으로 꼽히는 ‘카트라이더’가 출시 18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내년 1월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를 앞두고 자기잠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자회사 니트로스튜디오의 조재윤 디렉터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의 새로운 방향성과 미래를 위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트라이더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과 함께 지금의 넥슨을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지난 2004년 출시 후 전국에 숱한 ‘카트 폐인’을 양성하며 단숨에 국내 최고 인기 게임 대열에 올랐다.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동시접속자 수 22만 명, 누적 회원수 1000만명을 돌파했고, 당시 캐주얼 게임으로서는 유일하게 월 5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지난 2019년 대규모 업데이트에 힘입어 PC방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현재까지도 PC방 점유율 20위권을 유지하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가 여전히 건재한데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배경엔 내년 1월 12일 정식 출시를 앞둔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있다. 신작은 간단한 조작법 등 게임성 측면에서 원작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전용이었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달리 PC·콘솔까지 모두 지원하는 만큼 PC 기반 원작과의 자기잠식이 더욱더 불가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신작은 개발 기간만 5년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며 “무조건 흥행해야 하는 작품인 만큼 원작을 희생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전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았다는 분석도 있다. 넥슨은 이전에도 서든어택2, 메이플스토리2 등 인기 IP 후속작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원작의 아성에 밀려 흥행에 실패했다. 서든어택2는 출시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편 구체적인 서비스 종료 일정과 환불 대책 등 세부 사항은 내달 5일 열리는 온라인 생방송에서 다룰 예정이다. 조 디렉터는 “서비스 종료까지 남은 기간 동안 그동안 준비하고 약속한 업데이트는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쁜 소식이 아닌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죄송하고, 최대한 빠르게 온라인 생방송에 대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안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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