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를 야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가 바하마에서 체포됐다.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로이터통신은 바하마 사정 당국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12일 오후 6시(현지 시각) 고급 휴양 시설인 알바니리조트 내 자택에서 뱅크먼프리드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FTX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본사가 위치한 바하마에서 머물러왔다. 체포 과정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범죄인인도에 수주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 있어 송환 시점은 미지수다. 바하마는 FTX의 파산 과정에 대한 자체 조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뱅크먼프리드가 미국에 송환되면 그를 겨냥한 사법 절차가 본격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남부지검이 그를 전신 사기, 전신 사기 모의, 증권 사기, 증권 사기 모의,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FTX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에 막대한 고객 자금을 대출해준 과정 등에서 뱅크먼프리드가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그간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고의적 사기가 아니었다”고 강변했지만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NYT는 미국 검찰뿐 아니라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포함해 전 세계 수십 곳의 감독 기관이 그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13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원격 증언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체포로 무산됐다.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위원장은 “미국 국민들은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며 “이번 체포가 그 기회를 앗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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