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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황세온, 범상치 않은 개성으로 뭉치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황세온 / 사진=키이스트 제공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친 배우 황세온은 자체만으로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뉴질랜드에서 모델로 활동하다가 한국으로 건너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과정은 드라마 그 자체다. 또 그가 꼽은 연기의 매력 중 고뇌하는 일도 그의 특별함을 나타내는 대목이었다.

tvN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극본 박소영/연출 백승룡/이하 '연매살')는 메쏘드엔터를 배경으로 매니저들의 일, 사랑, 욕망을 그린다. 황세온은 원하는 것에는 직진하는, 솔직하고 당당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강희선 역을 맡았다. 강희선은 뉴질랜드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한국에 온 이후, 혼자만의 힘으로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로에서 연극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마태오(이서진)로 부터 메쏘드엔터 안내데스크 직원을 제안받고 입사한다. 회사 사람들에게 "잠시 데스크 알바를 하고 있을 뿐, 본업은 배우"라고 말하지만, 무시당하는 강희선. 그런 그를 김중돈(서현우)이 알아보고, 배우로 캐스팅한다.

황세온은 오디션을 통해 '연매살'에 합류하게 됐다. 강희선 역으로 오디션을 본다는 소식을 듣고 프랑스 원작을 찾아본 그는 더욱 캐릭터에 욕심이 났다고 회상했다. 원작의 캐릭터를 한국식으로 바꿔서 표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적극적으로 어필해 배역을 쟁취한 거다.

"강희선은 메쏘드 데스크 직원이잖아요. 메쏘드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인물이죠. 감독님이 '메쏘드를 대표하는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메쏘드 직원 캐릭터가 모두 통통 튀는데, 그중에서도 강희선이 범상치 않길 바라셨죠. 아마 그런 모습들이 저랑 닮아 보여서 캐스팅한 게 아닐까요?"(웃음)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스틸 / 사진=tvN


강희선과 닮은 황세온. 작가와 감독도 이를 실감했는지, 강희선 캐릭터에는 황세온의 모습이 많이 묻어나 있다. 뉴질랜드에서 살다 왔다는 설정도 실제 뉴질랜드에서 대학교까지 다녔던 황세온의 이야기에서 따왔을 정도다.

"이 친구가 개성 있게 보이려면 어떤 요소를 넣어야 될까 고민했어요. 저를 집어넣는 게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매력적이더라고요. 없는걸 만들지 말고, 저한테 있는 걸 첨가하다 보니 제 말투와 환경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갔죠. 감독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황세온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강희선의 디테일을 하나식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원작이 프랑스인 만큼, 한국 배우들에게서 가져올 수 없는 캐릭터라고 판단한 그는 외국식 리액션과 제스처를 추가했다. 이런 강희선으로 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제스처가 커졌다고.

"솔직한 점이 저랑 가장 닮았어요. 사람을 대할 때 크게 막힘이 없고 술술 말하는 점도요. 다른 점은 강희전은 감정을 잘 다스리지 않는 친구라는 거죠. '그게 뭐 어때?'라는 태도를 보이는데, 저는 감정의 폭이 넓거나 다양하지 않아요.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훌훌 잘 털어버리고요."



강희선이 연예인 지망생으로 고군분투했기에 더욱 공감됐다. 황세온은 같은 신인 배우의 입장에서 강희선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됐다. 이런 캐릭터를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원래 다른 직종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맡으면 공부를 해야 되는 부분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건 제 업이다 보니 편했죠. 오디션 현장은 제가 많이 경험했던 거잖아요. 그만큼 강희선은 저한테 더 마음이 가는 캐릭터였어요. 저도 같은 동료 배우로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강희선이 잘 돼야 저도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웃음)



가장 크게 신경 쓴 건 비주얼이었다. 개성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게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의상이었기 때문. 배우가 되기 위해 데스크 직원으로 취직하고, 사내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당찬 강희선의 모습은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통해 극대화됐다.

"강희선이라면 색 조합도 특별할 것 같았어요. 일반적인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색이죠. 가장 적합한 게 주황색과 초록색이어서 많이 사용했습니다. 의상의 경우에는, 초반에 방향을 잡기 어려웠는데, 약 50벌의 옷을 입어보니 방향이 잡혔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강희선이 돼서 '저라면 저런 옷 안 입을 것 같아요'라고 말할 정도였죠."



모델로 활동하면서 키운 감각 덕분에 의상에 대한 표현은 남달랐다. 황세온은 "모델도 결국 누군가의 작품이 되는 거다. 옷에 따라 캐릭터를 표현해야 되는데, 그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며 "더 과감하게 헤어 메이크업에 대한 선택도 할 수 있었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다가 모델이 된 과정은 범상치 않았다. 뉴질랜드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취미 개념으로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던 황세온. 뉴질랜드를 넘어 호주에서까지 활동하면서 영역을 넓히던 중이었다. 한국의 모델 에이전시도 이를 알아보고, 황세온에게 한국 활동 제의를 했지만 당시 황세온은 이를 거절했다.

"대학교 1학년까지 다녔는데, '내가 이 전공으로 뭘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휴학이 하고 싶어졌죠. 1년 동안 휴학을 하고, 한국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 한국 활동을 제의했던 에이전시에서 다시 연락을 해봤어요. 흔쾌히 같이 해보자고 하셔서, 한국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그렇게 한국에서 모델 일을 하고 있었어요. 어떤 시점부터 모델이 방송도 나오게 되고, 유튜브나 광고 등 영상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잡지와 패션쇼 위주였다면, 조금 바뀌게 된 거예요. 움직여야 되니까 연기라는 게 필요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연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오디션을 보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황세온. 그가 느낀 연기의 매력은 사뭇 달랐다.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고민하는 순간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평소 퍼즐 푸는 걸 즐기던 그에게 이만큼 머리를 아프게 하는 직업은 또 없었다.

"배우는 어떤 것 하나에 국한돼 있지 않아서 좋아요. 캐릭터에 따라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고, 다른 나라에 살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정체돼 있지 않은 느낌이에요. 항상 공부해야 돼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게 매력이에요."

"앞으로 노력해야 되는 부분이 많지만, 저는 다양한 얼굴이 있는 게 강점이에요. 어떤 역할로 나와도 처음에는 그냥 그 역할 자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걸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제 얼굴이에요. 틸다 스윈튼이나 메릴 스트립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배우를 봤을 때, 작품 속에서 연관이 안 되잖아요. 엄청 많이 접한 배우지만, 캐릭터로 남아 있는 분들이죠. 저도 캐릭터로 남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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