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은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지향합니다. 이 같은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PC·콘솔 플랫폼을 택했습니다.”
김택진(사진) 엔씨소프트(036570)(NC) 대표는 27일 열린 ‘TL 디렉터스 프리뷰’에서 “모바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MMORPG만의 가치와 감성을 PC와 콘솔에서 구현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리니지W 프리뷰’ 이후 1년 4개월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를 직접 소개했다.
김 대표가 직접 공식 석상에 선 것은 TL이 엔씨의 본격적인 콘솔 데뷔작으로서 남다른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엔씨는 지난 2020년 콘솔 리듬게임 ‘퓨저’를 북미 법인을 통해 선보인 바 있지만, 주력 장르인 MMORPG를 콘솔로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TL은 엔씨가 10년간 10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쏟은 AAA급 대작으로, 내년 상반기 중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엔씨는 TL을 내세워 콘솔 게임이 주류인 북미·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부분 게임을 직접 배급해왔던 것과 달리 TL만큼은 글로벌 배급사와 손잡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흥행을 이끈 아마존게임즈 및 지난 11월 김 대표와 회동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엔씨가 서구권 시장에 공들이는 건 국내 위주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엔씨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8%를 국내에서 벌어들여 넷마블(22%), 넥슨(56%)에 비해 높은 국내 의존도를 보였다.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 및 일부 아시아권에서만 인지도가 높은 리니지 IP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리니지는 출시 25주년을 앞두고 있는 오래된 IP로 확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래 성장을 위해선 ‘포스트 리니지’를 찾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이날 공개된 TL의 콘텐츠도 글로벌 이용자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구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날씨와 환경에 따라 월드와 던전이 미세하게 변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다만 게임성과 별개로 해외 흥행을 위해선 비즈니스 모델(BM)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권에서는 엔씨가 그동안 고집해 왔던 강도 높은 과금에 대해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엔씨는 그동안 TL의 BM은 기존 게임들과 다를 것이라고 수 차례 강조해온 바 있으나, 이날 자리에선 구체적인 BM을 소개하지 않아 여전히 우려는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