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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사, SKC 자회사에 500억 투자한 까닭은 [뒷북비즈]

美 AMAT, SKC 자회사 앱솔릭스 증자 참여

고성능 글라스 기판 공장 설립 활용

대형 고객사 '직접 투자' 이례적

SKC도 1150억 규모 추가 투자

반도체·소재사업 확대에 가속도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가 SK그룹 반도체 계열사인 앱솔릭스에 5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앱솔릭스의 반도체 소재 기술력을 눈여겨보며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최근 국내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한데 이어 반도체 시설에도 직접 투자하면서 한미 반도체 산업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최근 앱솔릭스의 제3자배정증자에 참여해 약 510억 원을 투자했다. SKC도 1150억여 원을 추가 투자하며 이번 증자에 참여했다.

앱솔릭스는 SKC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로 2021년 11월 정식 출범했다. SKC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반도체 소재를 키우기 위해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투자금은 앱솔릭스의 미국 글라스 기판 생산시설 설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뉴튼카운티 커빙턴시에서 글라스 기판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24년까지 2억4000만 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해 연산 1만2000㎡ 규모의 글라스 기판 공장을 짓고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시설에 대형 고객사가 직접 투자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앱솔릭스의 반도체 소재 경쟁력을 높게 봤다는 의미다. 글라스 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대면적 사각 패널을 만들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지 미세화·대형화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기존에 주로 쓰이는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하면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투자는 다른 고객사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C는 글라스 기판의 사업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한 후 지난 1년간 글로벌 고객사들과 다양한 성능 평가를 진행해왔다. 앱솔릭스가 3억6000만 달러 규모의 2단계 추가 투자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해외 자금 유치도 더욱 수월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통 주력 사업인 필름 사업을 매각한 SKC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라스 기판 사업에서 추가 고객을 확보한다면 SKC 사업 부문 중 배터리 소재인 동박 다음으로 이익 기여도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가 한미 반도체 동맹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지난해 경기도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장비 R&D 센터를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개리 디커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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