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미술품 구입 규정을 벗어나 작품을 구입하고, 백남준의 ‘다다익선’ 등 작품관리에 소홀했음에 문체부 특별감사에 의해 드러났다.
문체부는 소속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조직 관리와 업무에 대한 특정감사를 지난해 10월 24일~11월4일 진행한 결과 16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미술관은 ‘작품 수집·제안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수정해 당초 50명으로 운영되던 외부 전문가를 2021년부터 11명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외부 전문가의 일반구입 제안은 2020년 72건에 비해 2021년 8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도 34건으로 예년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경매구입의 경우에는 명확한 근거 없이 학예직 7~8명에게만 카카오톡 등으로 일정과 작품 내용을 공유해 구입과정의 투명성과 다양성 확보가 훼손됐다. 경매로 소장품을 구입할 경우 제안자의 응찰보고서로 가치평가위원회를 진행해야 하지만, 경매구입이 제안된 115건 중 40건이 응찰보고서 없이 경매가 진행됐고 16건이 낙찰됐다.
가격평가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가치평가위원회의 자문이 있었음에도 일부 작품은 최고 5000만원까지 상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범모 관장이 이사장으로 겸직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이 지난해 9월 뮤지엄숍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 수입 약 3200만 원을 회계연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 격려금으로 임의 집행한 것도 적발됐다. 재단은 미술관 내 편의시설을 위탁 운영하며 1년 단위로 정산하고, 수입이 지출을 초과하는 경우 그 차액을 국고에 납입해야 한다.
작품 관리의 소홀함도 드러났다. 3년간의 보존·복원을 완료한 백남준의 ‘다다익선’과 관련해 부서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시·관리에 필요한 전시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결국 모니터 일부가 작동하지 않는 ‘고장’ 상태로 전시했다.
특히 문체부는 윤범모 관장이 지난해 8월 29일 발생한 미술관 유튜브 채널 해킹 사건을 문체부에 보고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부처 내 유사 해킹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 관장은 일부 부서장들이 직원에 대해 비인격적인 행위를 한 것을 인지하고도 방관하는 등 기관장 직무를 소홀히 한 점도 지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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