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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韓 헬스케어·로봇 주목받았지만…정책지원·규제완화 없으면 ‘제2의 드론' 될판

AI·자율주행 등 기술력 입증

정부 육성의지 보였지만 갈 길 멀어

CES2023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SK E&S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수소드론 전문기업 엑센스의 액화수소드론과 SK텔레콤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8일(현지 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인공지능(AI) 등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 후보들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각국이 첨단 기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적극적인 정부의 육성책이 빠르게 뒤따르지 않으면 기술 주도권을 경쟁국에 내주는 ‘제2의 드론’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 중 하나다. SK바이오팜은 뇌파·심전도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제로 글래스’를 비롯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디바이스 5종을 공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스를 방문해 제로 글래스를 체험하기도 했다.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디엔에이코퍼레이션과 에이아이포펫·알고케어 등은 CES 혁신상을 받으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로봇 분야에도 관심이 쏠렸다. AI 예술가 로봇, 자율주행 배송로봇 등 첨단 신기술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도 이어졌다. AI·메타버스 등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산업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참신한 기술로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진정한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대책이 절실하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바이오헬스·로봇 등 신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확정된 분야는 별로 없다.

헬스케어의 경우 정부가 2027년까지 의료 기기 수출을 세계 5위권으로 끌어올릴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원격의료 허용 등 국내 기업이 당면한 걸림돌이 많아 실질적인 육성책을 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내수 시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해외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기술 개발의 변죽만 울리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드론 분야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산업 분야는 기술력보다 다른 산업과 얼마나 융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이 같은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를 촉진하려면 정부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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