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진정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권들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양극화가 심해진 모습이다. 그나마 발행이 되는 곳은 금리가 6%대까지 내려왔지만 아예 발행을 못하는 곳이 아직 많다. 본PF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브리지론 성격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이 보증한 A20 등급의 6개월 만기 PF ABCP가 금리 7.8%에 최근 거래됐다. 이베스트의 A2+ 3개월물 금리는 6.5%였다. 등급이나 만기에 따라 금리가 최고 8.5%를 보이고 있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돼 있다. 부국증권이 보증한 신용도 A2+ 등급의 2개월 만기 PF ABCP는 금리 4.9%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와 한전채·은행채로 얼어붙었던 국내 채권시장은 올해 들어서는 진정세를 띠고 있다. 한전채금리는 2개월 만에 6%에서 4%로 떨어졌고 지난해 12월 5.5%를 넘었던 기업어음(CP)금리도 4%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PF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 보니 PF ABCP금리는 체감할 정도로 내려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불경기의 여파로 언제든 PF 유동화 시장이 얼어붙으며 주요 증권사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본 3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의 부동산 우발 부채 중 브리지론(19.6%)과 중·후순위 본PF(15.9%)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 수준으로 나타났다.자본 1조∼3조 원 규모의 중형 증권사와 자본 1조 원 미만인 소형 증권사의 브리지론 및 중·후순위 본PF의 합산 비중은 각각 69.3%, 76.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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