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업비트와 시세 연동 서비스를 제휴하며 암호화폐 자산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가 690만 명에 이르는 등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자리 잡은 만큼 자산 관리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여타 핀테크 업체들의 암호화폐 서비스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암호화폐 시세 연동 서비스 제휴사에 업비트를 추가했다. 이용자는 업비트의 암호화페 시세를 카카오페이에서 조회할 수 있다. 국내 5대 원화 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와 모두 제휴하고 시세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카카오페이가 처음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례적으로 암호화폐 투자자 심층 인터뷰에 나서는 등 암호화폐의 자산 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24일까지 인터뷰 희망자를 선착순으로 접수받은 후 31일 약 1시간~1시간 30분 동안 개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뿐 아니라 다른 중소형 핀테크사도 암호화폐 관리 서비스에 공격적이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대출 비교 플랫폼 핀크는 2021년 말 자사 자산 관리 항목에 암호화폐를 추가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암호화폐 리워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송금·결제 시 1회당 100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랜덤으로 제공해 이용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리워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핀크와 제휴를 맺은 전자지갑 플랫폼사 에이락의 홍영기 대표는 “핀크를 필두로 국내외 주요 핀테크사와 협력한 블록체인 핀테크 시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핀크 역시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뱅크샐러드·깃플·콴텍 등도 암호화폐 시세 조회, 투자 신호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자산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사들은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확충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암호화폐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는 2021년 말 558만 명에서 2022년 상반기 690만 명으로 반 년 만에 130만 명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그중 20대와 30대 비중은 각각 24%, 31%로 전체 투자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대의 경우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이 예금이나 주식 등 전통 금융 자산이 아닌 가상자산에 쏠려 있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젊은 고객에게 보다 정확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바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서비스를 확충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도 플랫폼을 통한 회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금융 당국에서 증권형토큰공개(STO)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제도가 더 갖춰지면 암호화폐거래소나 블록체인 회사,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플랫폼 업체들 간 제휴는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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