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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3년 묵혀둘까…1년 예금금리 3%대로 '뚝'

◆예금 장·단기 금리 역전 정상화

올들어 단기 예금금리 완만한 하락세

3개월만에 4%대 중반서 3%대로

신한쏠 3년 만기, 1년보다 0.07%P↑

카뱅도 1년 만기보다 0.1%P 높아져





지난해 금리 상승기에 역전됐던 시중은행의 장·단기 예금 상품 금리가 정상화되고 있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경쟁이 심해지면서 급등했던 단기 예금금리가 올 들어 완만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의 3년 만기 예금금리는 4개월 만에 1년 만기 상품을 넘어섰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의 3년 만기 금리는 이날 기준 3.9%로 1년 만기 금리(3.83%)보다 0.07%포인트 높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이 상품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4.35%로 3년 만기 금리(4.2%)보다 오히려 0.15%포인트 높았다. 1년 만기 예금금리가 3년 만기 상품 금리보다 낮은 상품은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이외에 인터넷은행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3년 만기 금리는 이날 기준 4.6%로 1년 만기 금리(4.5%)보다 0.1%포인트 높게 책정됐으며 부산은행의 BNK내맘대로예금의 경우 1년 만기 예금의 금리는 3.15%지만 3년 만기 금리는 3.8%를 제공해 금리 차가 0.65%포인트로 벌어졌다. 산업은행의 일반 정기예금도 3년 만기 상품 금리가 1년 만기 예금금리보다 0.4%포인트 더 높다.

만기가 긴 예금 상품은 만기가 짧은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1년 이하의 단기 예금금리가 2년 이상 장기 예금금리보다 높아졌다. 자금시장 불안이 심화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예금금리, 특히 금융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1년 이하의 단기 예금금리를 높이면서 장·단기 예금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1년 이하의 만기가 짧은 상품을 선호하자 은행들도 이에 맞춰 단기 상품을 중심으로 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1년 만기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자 장기 예금금리가 단기 예금보다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4.5%였지만 최근에는 3.87%까지 하락했다. 3년 만기 금리도 4.3%에서 3.8%로 하락했지만 1년 만기 금리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자금시장도 안정화되면서 채권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된 것도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영향을 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금융채(AAA등급·한국자산평가 기준) 1년 만기 금리가 3년 만기 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난달부터는 차츰 정상화됐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주로 은행채 1년물 금리를 반영해 책정되는데 20일 기준 1년 만기 금융채 금리는 3.774%인 반면 3년 만기 금융채 금리는 3.896%였다.

다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나머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여전히 3년 만기 금리가 1년 만기 상품보다 낮은 상황이다. 자금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2금융권의 경우 여전히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소비자의 선호가 높은 단기 상품 금리를 높여 자금을 지속적으로 유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진 만큼 앞으로 채권시장이 더 안정화되고 장기 상품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게 되면 예금 상품의 장단기 금리 역전도 서서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시중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확신을 하게되면 장·단기 예금금리도 완전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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