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평론글은 어렵다. 미술 작품을 글로 설명하려다 보니 어려운 미학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시각미술가 김도희 씨는 이 지점이 아쉬웠다. 작가 공부를 하면서 찾아봤던 1970년대 미술잡지처럼 “미술가의 오감이 살아있는, 일상어로 적힌 솔직한 글을 통해 동시대 예술인의 정서와 현실을 기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70년대 미술 전문지에서 영감을 받은 복고풍 미술저널 ‘ㄷ떨’(아름다움 펴냄)이 창간됐다. 1973년 현대화랑이 창간한 계간지 ‘화랑’과 동일한 손바닥 두 개 크기의 ‘판본’과 ‘세로쓰기’를 그대로 가져왔다. 책을 기획한 오픈블랭크 측은 “미술의 난해한 개념어를 지양하고 예술을 둘러싼 개인의 삶과 정서를 담고자 한다”고 창간 의도를 밝혔다. 삼중 디귿을 제목으로 한 한글제목 ‘ㄷ떨’은 떨리거나 흔들리는 등 확산중인 움직임을 품은 글자라고 설명했다.
과거 미술현장의 이야기 ‘시대싸롱’, 원로작가의 작품세계를 친근하게 전하는 ‘작가탐구’, 서로 잘 아는 작가가 상대를 소개하는 ‘푸로필’, 작가가 직접 쓴 ‘나의 작가 노우트’와 애호가의 ‘내가 사랑하는 작품’, 국내 미술공간 소식을 전하는 ‘소식통’으로 구성됐다. 연 1회 발간 예정이며, 창간호는 2022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인연구지원사업의 ‘화랑강독’ 연구지원으로 발행됐다.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의 출판기획팀이 기획해 서울관 미술책방이 진행되는 저자와의 대화 ‘작담’이 2월 10일 열린다. 편집장 김도희가 초청돼 발행 계기와 과거 잡지와 현재 미술잡지의 차이점 등을 이야기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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