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선포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오는 5월 11일 종료한다. 지난 2020년 1월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3년여 만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30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비상사태의 즉시 중단을 요구하는 공화당의 하원 결의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5월 11일 종료 계획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급작스러운 비상사태의 종료는 의료 시스템 전반에 혼란과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주 정부들이 정책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하기 60일 전에 각 주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1월 처음 발령된 이후 바이든 정권에서도 거듭 연장돼왔다. 비상사태 선언은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치료제 등을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근거가 됐다. 이 때문에 비상사태가 종료될 경우 코로나19 관련 비용의 부담은 환자 개인에게 넘어간다.
비상사태 종료시 당장 백신 접종 비용이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화이자는 정부와의 백신 공급 계약이 끝나면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분을 최대 130달러에 판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의 래리 레빗 보건정책 부사장은 “여전히 하루에 수백 명이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PHEIC 선언 이후 3년 넘게 동일한 경계 수준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이는 “현 상황이 여전히 PHEIC 발효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한 지난 27일 국제보건 긴급위원회 회의의 권고에 따른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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