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통신 업체 화웨이에 인텔·퀄컴 등 미국 기업들의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네덜란드와 일본을 끌어들인 데 이어 글로벌 통신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중국 기술 업체들의 숨통을 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화웨이에 수출하는 일부 미국 기업에 더는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바이든 정부가 화웨이를 모든 미국 공급 업체로부터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화웨이에 대한 수출이 전면 금지되는 시기는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해 전 세계 어느 기업이든 미국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하려면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바이든 정부도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나 5세대 이동통신(5G)과 관련 없는 사업에 한해서는 제한적으로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해왔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인텔과 퀄컴·AMD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화웨이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AMD는 화웨이 메이트 시리즈 노트북 제품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를, 퀄컴은 스마트폰 프로세서와 모뎀을 판매해왔다. 다만 이들 회사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수출통제 조치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네덜란드와 일본을 설득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조치에 합류하도록 하는 등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한편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30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한 네덜란드의 봅커 훅스트라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네덜란드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며 "국제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함께 수호하자”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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