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로 판매하던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가격을 평균 20~30%씩 올린다. 그동안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박리다매’ 방식으로 저렴하게 아이스크림을 판매했지만, 제조사의 가격 인상에 전기요금마저 오르자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이달 평균 판매 가격을 20~30%씩 인상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이달부터 일제히 가격을 올려 판매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그동안 받은 재고 물량이 떨어지면 그 때부터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등은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20%씩 상향 조정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포장재 값,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 등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최저가로 많은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판매자가 가격을 정해 표시하는 방식인 ‘오픈 프라이스제’로 운영된다. 제조사가 원가에 상품을 넘기면, 할인점이 마진을 적게 붙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해 ‘박리다매’식으로 판매를 한다.
또한 냉동고를 여러 대 운영해 각 제조사들 별로 다양한 상품을 받아 많은 종류를 판매해 왔다. 2019년만 하더라도 2000여개 수준이었던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최근 5000개까지 늘었다.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에 전기요금까지 오르며 결국 할인점도 가격을 조정했다. 하지만 편의점의 묶음 할인 정책과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가격 폭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 일부 매장들은 매출이 급감해 양도나 폐업을 결정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점주들은 무인 매장으로 전환을 해 고정비를 줄이거나 스낵이나 과자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생존전략을 고심 중이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관계자는 “고정비 부담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지만, 마트나 편의점과 가격 경쟁력이 없어졌다”며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종류가 많은 집’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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